내수 통상임금 부담과 중국 사드 보복 등 절체절명 위기 몰려 2015년 11월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 G90·G80 이어 G70 출시세단 라인업 완성, 벤츠·BMW 등 독일 명차들과 정면대결 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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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현대디자인센터장 루크 동커볼케 전무가 제네시스 G70의 디자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제네시스
    ▲ 현대디자인센터장 루크 동커볼케 전무가 제네시스 G70의 디자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제네시스


    내우외환으로 위기에 직면한 현대차그룹이 제네시스 브랜드를 통한 고급차 시장 공략에 승부수를 던졌다. 양보다 질로서 앞서겠다는 정몽구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제네시스가 출범 2년여만에 세단 라인업을 완성했다. G90(EQ900)과 G80에 이어 이번에 출시된 G70은 국내에서 연간 1만5000대 판매를 목표로, 오는 20일부터 판매가 시작된다. 벤츠 C클래스, BMW 3시리즈 등과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현대차는 15일 경기도 화성시 남양연구소 내에 위치한 디자인센터(6월 완공)에서 제네시스 G70를 선보이며, 디자인 혁신의 아이콘임을 부각시켰다.


    럭셔리한 G90과 우아한 G80을 절묘하게 조화시킨 G70의 디자인 철학을 제대로 표출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로, 이곳을 선택한 것이다. 그만큼 G70은 제네시스를 비롯해 현대차그룹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


    우선 제네시스는 초대형 럭셔리 세단(G90)과 대형 럭셔리 세단(G80)에 이어 중형 럭셔리 세단(G70)으로 이어지며 세단 라인업을 완성했다.


    G90은 벤츠 S클래스·BMW 7시리즈와 경쟁하고, G80은 E클래스·5시리즈와 G70은 C클래스·3시리즈와 경쟁하는 구도를 갖추게 됐다. 말 그대로 정면대결이다. 이는 고급차 시장에서 독일 브랜드를 누르고자 하는 정몽구 회장의 오랜 숙원이며 목표인 셈이다.

    무엇보다 현대차와 기아차 등 현대차그룹이 처한 현재의 위기 상황에서 G70의 역할과 의미는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내수에서는 기아차가 통상임금에 패소하면서 1조원 가량의 부담을 떠안게 됐다.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의 정규직 전환 등 악재가 수두룩 하다.


    해외는 더 심각하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현대차 5개의 공장들이 가동 중단이라는 리스크를 반복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협력업체들의 부품공급 중단이 원인이지만, 중국 정부의 보이지 않는 압박이 현대차는 물론 국내 협력업체들까지 어렵게 하고 있다. 이미 7월까지 판매량이 반토막 나면서 경고등이 켜졌다.


    미국에서도 타 브랜드와의 경쟁 심화로 판매가 점차 위축되고 있다. 과도한 인센티브 경쟁 등이 현대기아차 입지를 좁게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와 통상 압박도 수출 및 현지 판매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원인으로 꼽힌다.


    결국 경쟁력있는 좋은 자동차를 만들어 판매를 늘리는 길 밖에 답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대안이 바로 제네시스 G70으로 떠오른 것이다.

     

  • ▲ ⓒ제네시스
    ▲ ⓒ제네시스

    G70의 디자인은 역동적이면서 우아함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 디자인센터장은 “G70을 공개한 이곳은 매월 고위 경영진이 모여 양산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곳”이라며 치열한 경쟁을 뚫고 G70이 탄생하게 됐음을 설명했다.


    외장 디자인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디자인 방향성인 ‘역동적인 우아함(Athletic Elegance)’을 추구했다. 실내는 외장과 마찬가지로 역동적인 우아함을 구현하고 고급감과 기능성을 동시에 갖추는 데 중점을 뒀다.


    외장 컬러는 블레이징 레드, 그레이스풀 그레이, 레피스 블루 등 10종, 내장 컬러는 블랙 버건디 투톤, 베이지 그린 투톤, 스포츠 레드 등 7종을 운영한다. 특히 그레이스풀 그레이 컬러는 디자이너의 이름을 땄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황정렬 제네시스 PM센터장은 “제네시스는 최대 전폭, 최저 전고, 최적의 프로포션, 최고의 주행 밸런스를 갖췄다”며 “차별화된 고급감으로 G90, G80의 DNA를 계승했다”라고 강조했다.


    실제 G70는 전장 4685mm, 전폭 1850mm, 전고 1400mm, 축거(휠베이스) 2835mm의 차체를 갖췄다.


    G70은 최첨단 안전 및 편의사양에 있어서도 눈길을 끈다.

     

    EQ900에 세계 최초로 탑재된 ‘스마트 자세제어 시스템’을 제네시스 G70에 적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스마트 자세제어 시스템은 운전자가 키, 앉은키, 몸무게 등 신체 체형 정보를 입력하면 현재의 운전자세를 분석해 자동으로 시트, 스티어링 휠, 아웃사이드 미러, 헤드업 디스플레이 위치를 최적의 운전자세에 맞게 변경한다.


    카카오의 인공지능(AI) 플랫폼 ‘카카오 I(아이)’의 음성인식을 활용한 ‘서버형 음성인식’ 기술을 국내 최초로 적용해 검색 편의성 및 정확도를 대폭 향상시켰다.


    또 ‘전방 충돌방지 보조’는 전방에 있는 자동차와 보행자뿐 아니라 종방향으로 달리는 자전거를 인식하고 충돌 예상 시 긴급 제동을 도와준다.


    이광국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은 “사전에 신청한 4000명의 고객들을 대상으로 프라이빗 쇼룸을 운영한 결과, 내부 인테리어와 외장 컬러에 만족감을 표시했다”며 “음성인식 기술에 대해서도 관심과 호평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에서 연간 1만5000대를 판매해 동급 판매 1위가 목표”라며 벤츠 C클래스와 BMW 3시리즈 등을 경쟁상대로 우회적으로 지목했다.


    지난해 국내에서 벤츠 C클래스는 9619대, BMW 3시리즈는 8666대가 팔렸다. 이광국 부사장의 목표대로 G70이 1만5000대가 판매되면 압도적인 동급 판매 1위가 되면서 안방을 지켜낼 수 있게 된다.

     

     

  •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현대차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현대차


    제네시스 G70는 가솔린 2.0 터보와 제네시스 브랜드 최초로 디젤 엔진을 장착한 디젤 2.2, 가솔린 3.3 터보 등 총 3개의 라인업을 갖췄다.


    가솔린 2.0 터보 모델은 2.0 T-GDI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252마력, 최대토크 36.0kgf·m의 동력 성능을 확보했다. 디젤 2.2 모델은 2.2 e-VGT 엔진으로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kgf·m의 성능을 발휘한다.


    가솔린 3.3 터보 모델은 3.3 T-GDI 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370마력, 최대토크 52.0kgf·m의 성능을 자랑하며 ‘G70 스포츠’라는 별도 명칭으로 운영된다. 다이내믹한 가속 성능(제로백 4.7초, 2WD 기준)과 최고 시속 270km의 파워풀한 주행 성능을 갖췄다.


    판매가격은 ▲가솔린 2.0 터보 모델이 어드밴스드 3750만원, 슈프림 3995만원, 스포츠 패키지 4295만원 ▲디젤 2.2 모델이 어드밴스드 4080만원, 슈프림 4325만원 ▲가솔린 3.3 터보 모델이 어드밴스드 4490만원, 슈프림 518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