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은행들 시도하지 않은 코랄·블랙 심볼로 '차별화'트렌드에 발맞춘 심플함…인터넷은행 특수성 내보여

  •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하는 은행명 앞에는 그 기업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심볼 마크가 존재한다.

    각 은행은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한 그림을 형상화하거나 영문 명칭을 나타내는 등 고객들에게 기업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해 대상물을 시각적으로 디자인했다. 이 심볼은 은행의 브랜드 네임 연상을 보조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올해에는 흥행 돌풍을 몰고 온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존 은행들과는 다른 차별화된 심볼을 내놔 눈길을 끈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은 시중은행이 금융 기업의 올바른 이미지와 안정감, 신뢰성을 강조하기 위한 색상을 주로 사용한 것과는 반대로 흔하지 않은 색을 택했다.

이는 세상에 없던 새로운 은행을 만들면서 남들이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인터넷전문은행의 특수성을 내비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심볼 마크를 보면 요즘 트렌드에 발맞춘 심플함이 돋보이기도 한다.

먼저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는 영문 명칭을 그대로 형상화했다.

케이뱅크 'K'를 전면에 내세우고 고객과 케이뱅크의 연결을 케이뱅크 영문 철자 사이의 도형으로 표현했다. 영문 명칭을 그대로 형상화한 것은 기존 은행과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브랜드 컬러에서 획기적인 면모를 보였다.

케이뱅크는 혁신과 친근함을 상징하는 코랄색과 신뢰와 믿음을 의미하는 먹색을 사용했다. 

1호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 새로운 길을 개척함과 동시에 따뜻한 느낌을 전달하면서 고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겠다는 의미를 내포한 것이다.

인터넷전문은행 후발주자로 나선 카카오뱅크는 심볼 자체에 무채색의 블랙을 사용했다.

모회사인 카카오의 상징색인 노란색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워 영업하고 있지만 심볼 자체는 시중은행과의 차별화를 택했다. 

카카오뱅크 심볼도 심플한 영문이지만 뱅크(Bank)의 'B'에 '나'를 뜻하는 'I'를 넣어 '나만의 은행'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사람과 은행의 만남이 쉽게 더 자주 일어나고, 사용자 중심의 혁신적인 기술을 통해 일상 속 어떤 순간에도 유용한 '내가 중심이 되는 은행'을 만들겠다는 의미다.

이에 반해 기존 은행들은 파란색, 노란색 계열의 색상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비슷한 파란색 원형 모양을 띠고 있지만 다른 뜻을 가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2002년 조흥은행과 합병 후 금융지주 출범을 계기로 새로운 심볼 마크를 맞이했다.

지구를 의미하는 동그란 구는 글로벌 규모감, 전문성, 대표성을 내포한 국제화를 뜻하고 그 안의 문양은 희망, 미래 진로를 의미한다. 기존 심볼은 새싹, 비둘기, 무지개를 형상화한 로고를 사용했었다.

우리은행 심볼은 도전과 희망을 상징하는 여명을 표현했다. 한국금융의 새 지평을 여는 선도자를 지향하는 의지를 담고 있다.

사람의 형상으로 보이는 초록색 심볼 마크도 존재한다.

KEB하나은행 심볼은 고객을 환영하는 자세를 역동적으로 표현함과 동시에 세계로 뻗어가는 하나인의 진취적인 기상을 형상화했다.

영문 약자 'KB'를 구현한 국민은행 심볼 마크는 별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면서 미래지향적인 모습과 글로벌 도약을 위한 높은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

농협은행 심볼마크는 농민들의 금융 다운 면모를 톡톡히 보여준다. 황금쌀의 이미지나 항아리에 쌀이 가득 담겨 있는 모습을 형상화해 농가 경제의 융성한 발전을 상징하고 있다.

심볼을 자세히 보면 'V'꼴은 '농'자의 'ㄴ'을 변형한 것으로 싹과 벼를 의미하며, 농협의 무한한 발전을 상징한다. 아랫부분은 '업'자의 'ㅇ'을 변형해 원만과 돈을 의미하며, 협동 단결을 상징한다.

IBK기업은행 심볼 마크는 정적인 형태에서 벗어나 앞으로 나가고자 하는 역동성과 진취성을 표현하기 위해 사각형을 기울게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 기존 은행들의 텃밭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소소한 것부터 차별화 전략을 세워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며 "기존 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의 심볼 마크를 비교해서 보면 확실히 차이가 난다. 좀 더 트렌디하고 심플하고 깔끔한 느낌을 고객들에게 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