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우 이사장 18일 비공개 퇴임…부이사장 대행1차 모집때 유력 인사들 ‘파워게임 밀렸다’ 추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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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18일 퇴임키로 하면서 거래소 차기 이사장 인선에 또 다른 변수가 생겼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정 이사장은 이날 오후 서울 사옥에서 퇴임식을 갖고 이사장직에서 물러난다. 이에 따라 내달 말 차기 이사장이 결정될 때까지 부이사장인 안상환 경영지원본부장이 대행을 맡게 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날 퇴임식에 대해 “별도의 퇴임사는 없으며 내부 행사로 비공개 진행될 예정”이라며 “퇴임과 함께 안 부이사장이 대행 업무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거래소는 차기 이사장 서류접수 공모를 마치고 이달 말경 주주총회를 열어 차기 이사장을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인력풀을 보강한다는 취지로 추가 후보 모집에 나섰다. 이에 따라 최종 후보 선발도 내달 말로 미뤄졌다.

    당초 정 이사장은 차기 이사장을 선임할 때까지 자리를 지키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예상보다 차기 이사장 선임 일정이 늦어지면서 퇴임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정 이사장이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태 관련 재판에서 독일 하나은행 프랑크푸르트 법인장 인사에 개입했다고 증언하며 더 이상 이사장직을 계속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을 가능성도 있다.

    당초 차기 이사장 후보에 지원한 인사들 중 유력 후보로는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장을 비롯해 내부 인사인 김재준 코스닥위원장, 최홍식 전 코스닥본부장 등이 언급돼 왔다.

    그러나 거래소 측이 추가 후보를 받겠다고 밝히면서 업계에서는 거래소가 기존 후보들 중에 적합한 인물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아울러 최근 금융감독원장, 산업은행 회장 등 금융권 주요 수장들의 인사가 확정되면서 정부 측 인사들 간 어느 정도 정리가 됐던 자리 다툼에 혼선이 빚어졌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당초 1차 모집 때는 김광수 전 원장이 사실상 ‘내정자’라는 설이 유력하게 언급됐다. 그러나 김 전 원장에 대해 과거 저축은행 사태의 도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전 정부의 후광을 얻어 금융사와 로펌의 사외이사로 임명된 ‘모피아’라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이를 의식한 거래소가 추가 모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원장은 금감원장 후보로도 거론됐지만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천거한 최흥식 전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가 신임 원장에 오르게 됐다. 아울러 장 실장의 측근인 것으로 알려진 이동걸 신임 산업은행 회장의 취임도 이번 거래소 인사에 영향을 줬다는 관측도 있다.

    즉 정치권에서 ‘장하성 라인’에 대한 견제론이 대두되면서 장 실장 측 인사인 김 전 원장을 견제하기 위해 정치권에서 ‘대항마’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정찬우 이사장의 퇴임 후 거래소가 ‘낙하산 인사’ 근절을 내세우고 있으나 실상은 정치권의 자리 싸움으로 다시 변질되고 있다”며 “인사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보다 근본적인 해결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