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5천억 계획중 3조 돌파… 하이투자증권 매각 시 완료삼성重 달성률 50%, 대우조선 40% 수준 대비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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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조선업계 구조조정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현대중공업 달성률이 타 업체에 비해 월등히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골칫거리로 남아있는 하이투자증권 매각만 완료하면, 현대중공업 구조조정은 조기에 달성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자구계획은 90% 가까이 완료되며 조선 빅3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다. 이외 삼성중공업은 약 50% 진행됐으며, 대우조선해양은 이보다 늦은 40% 이행률을 보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7월 자회사인 호텔현대 지분을 국내 사모투자 전문회사인 한앤컴퍼니(Hahn & Company)에 전량 매각했다. 매각금액은 2000억원이며, 고용승계를 보장한다는 조건이다. 이로써 3조원 이상의 경영개선계획을 집행, 목표인 3조5000억원의 90% 가까이 달성했다.

    현대중공업은 앞서 진행한 현대삼호중공업 프리IPO 4000억원, 현대미포조선의 현대로보틱스 지분 매각 3500억원 등을 포함, 올해에만 총 1조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연내 경영개선계획이 마무리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6월 비핵심자산 매각, 사업조정, 경영합리화 등 총 3조5000억원 규모의 경영개선계획을 발표, 이를 적극 이행해오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 KCC 등 투자주식과 유휴부동산 등을 매각했고, 추가적으로 현대종합상사, 현대기업금융, 현대기술투자, 현대자원개발의 계열분리를 완료한 바 있다.

    올 4월에는 사업경쟁력 강화 및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한 선제적 조치로 사업분할을 실시,  경영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남은 기간에도 비핵심자산을 과감히 매각,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금융업 철수 방침에 따라 하이투자증권의 매각을 추진중이며, 현대커민스, 독일 야케법인, 중국 태안법인, 미국 현대아이디얼전기 등 비핵심사업 정리도 마무리 단계다.

    결국 현대중공업 구조조정 조기 달성의 키는 하이투자증권 매각에 달려있다는게 중론이다. 현대중공업은 자구계획의 일환으로 지난해 7월부터 하이투자증권 매각을 추진해 왔다. 그럼에도 높은 가격 탓에 마땅한 인수처를 찾지 못했다.

    다행히 최근 DGB금융그룹이 하이투자증권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매각이 마무리되는 듯 했다. 하지만 박인규 DGB금융 회장이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지난 5일 입건되며 다시 한치 앞을 못보는 상황이 됐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DGB금융그룹 내부 사정으로 하이투자증권 매각이 잠시 중단됐지만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며 "협상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지금은 잠시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이투자증권 매각가격이 4000억원이 넘어서는 만큼 이번 매각만 마무리 하면 현대중공업이 목표한 자구계획은 마무리된다"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이 이같이 빠른 달성률을 보이는 반면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속도는 지지부진하다. 이들은 내년 혹은 2020년까지 구조조정을 완료하겠다는 계획 아래 차츰차츰 진행 중에 있다.

    우선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수립한 자구계획은 1조5000억원 규모다. 현재까지 자구계획 이행률은 약 50%로 금액으로 보면 7500억원 정도다. 삼성중공업은 구조조정 계획 수립 후 인력감축과 비용절감을 추진하고 있으며, 자산매각도 진행 중이다.

    대우조선해양은 2020년까지 5조9000억원의 구조조정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는 2조3100억원을 완료하며 40%에 가까운 달성률을 보이고 있다. 주요 자구안 이행 실적을 보면 서울사무소 (약 1700억원), 자회사 디섹과 웰리브(약 1350억원), 마곡부지(약 586억원) 등을 매각했으며, 인원도 약 3100명 감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