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회생법원 회생계획안 최종 인가결정 …2900억원 투자하는 병원 진출 '물꼬'
  • ▲ 보바스병원ⓒ연합뉴스
    ▲ 보바스병원ⓒ연합뉴스


    호텔롯데의 병원 사업 진출이 가시화됐다. 늘푸른의료재단과의 보바스기념병원 인수 계약을 맺은 지 11개월 만이다.

    21일 서울회생법원 제14부(재판장 이진웅 부장판사)는 국내 최대 재활요양병원인 보바스기념병원을 운영하는 늘푸른의료재단에 대한 호텔롯데의 회생계획안을 최종 인가결정했다.


    호텔롯데는 지난해 10월 파산 위기에 놓인 늘푸른의료재단의 우선협상자로 지정돼 그해 11월 총 600억원 무상출연과 2300억원 대여 등 총 2900억원의 투자조건으로 재단과 인수계약을 맺었다. 호텔롯데는 투자금을 넣는 조건으로 늘푸른재단 이사회 구성권한을 받기로 했다.


    과거 보바스병원은 95%이상의 병상가동률에 연 의료수익 매출 400억원을 기록하며 성장가도를 달려왔던 의료기관. 그러나 전임 이사장의 병원 이외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빚을 떠안고 고전해왔다.


    법원이 보바스병원 회생인가 여부를 최종 결정함에 따라 호텔롯데가 해당 병원의 실질적인 새 주인이 됐다. 소유권만 없을 뿐 사실상 호텔롯데가 재단 이사회를 장악함으로써 병원 운영의 권한을 갖게 되는 셈이다. 


    회생계획서상 채무 변제 등 재산처분과 이사회 구성은 법원 인가 1개월 내 하도록 돼 있는 만큼 호텔롯데는 10월 내 이사회 추천인사 구성을 마칠 예정이다. 병원 증축·개보수 등 구체적인 의료기관 투자 그 이후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우리가 보바스병원에 출연 결정한 것은 재활시설과 요양시설이 부족한 국내 상황에 힘을 보태고자 하는 사회공헌 취지 차원"이라면서 "병원에 대한 시설 증축이나 개보수, 직원 처우 개선을 통해 하루빨리 병원 경영을 정상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바스병원 관계자는 "오랜 시간 직원들이 병원 경영난으로 희생해왔다"면서 "회생계획인가가 난 만큼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한편 그간 시민단체는 영리법인이 의료기관을 인수할 근거가 마련돼 있지 않는 의료법을 근거로 호텔롯데의 보바스병원 출연이 법 위반이라면서 반대해왔다. 현행 의료법은 의료법인을 사고 파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외부자본이 병원 경영에 개입, 의료법인이 영리화되는 것을 막는다는 취지다. 호텔롯데는 투자금을 넣는 조건으로 재단 이사회 구성권한을 부여받는 우회적인 방식을 택했다.


    보건복지부는 향후 제2 보바스병원 사례를 원천 봉쇄한다는 방침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향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번 재판 결과와 무관하게 의료법인 인수합병과 관련한 법과 제도를 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