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성장 자신감…9년 만에 돈푸세→옥죄기 1400조 가계부채 등 초비상



미국이 9년 만에 보유자산을 축소해 돈줄을 조이기로 하면서 우리나라 역시 금리인상 압박, 자본유출, 가계부채 부실 우려 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내달 100억달러 규모(11조3500억원)로 출발해 앞으로 수년 간 보유자산을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내년에는 매월 500억달러씩 자산을 축소한다는 방침이다.  


◇ 美 경제성장 자신감…9년 만에 돈푸세→옥죄기 

보유자산 축소는 시중에 풀린 돈을 회수하는 긴축효과가 커 기준금리, 시장금리의 동반상승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만기가 도래하는 국채 등을 다시 사들이는 방식으로 시중에 돈을 풀어왔다. 하지만 9년 만에 돈을 옥죄기로 방향을 틀면서 당장 금리인상 효과가 나타날 전망이다. 

연준이 자산 축소 결정의 배경에는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있다. 미국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4%로 내다보고 있다. 

연준은 연내 기준금리를 한차례 인상하고, 내년에 3차례, 2019년 두차례, 2020년 한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재닛 옐련 연준 의장은 "경기회복이 강한 추세에 있다"면서 "경제의 진전이 통화정책의 정상화를 뒷받침 하고 있다"고 밝혔다. 


◇ 북핵·사드보복…웃을 일 없는 한국경제  

경기 회복세가 뚜렷한 미국의 통화정책의 변화가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국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140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가 우리경제에 시한폭탄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 연준 보유자산 축소로 국내 시중금리가 높아지면 원리금 상환 부담이 늘어 가계부채의 재무건전성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 동시에 가계 지출 감소, 소비 감소 등으로 연결돼 경기상승에 장애물이 될 공산이 크다. 

  • ▲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UN총회에 참석한 뒤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 뉴데일리
    ▲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UN총회에 참석한 뒤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 뉴데일리


  • 더군다나 우리나라를 둘러싼 대외환경도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북한의 연이은 핵도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이 연일 최고수위의 '말폭탄'을 갱신하며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힘을 실어주는 형국이다. 

    또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DD) 배치 이후 중국의 연이은 경제보복으로 한국내 중국인 관광객 감소는 물론, 중국내 한국기업의 철수가 연이으고 있다. 

    이 과정에서 700조에 달하는 외국인 자금이 리스크가 적고 금리가 높은 미국으로 향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우리 정부는 일단 미국의 이러한 정책 변경이 예고됐던 만큼 시장이 놀랄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고형관 기획재정부 제 1차관은 "시장에서 예상했던 수준으로 평가하고 이써 실제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내달 발표할 가계부채 종합대책에 미국의 보유자산 축소, 금리인상 등 역시 반영해 80조원에 이르는 취약차주 부채 관리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