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의 눈물뿐만 아니라 '갑'의 눈물에도 관심 가져야

[취재수첩] 파리바게뜨 '불법 파견' 결론 낸 고용부, 공정위는 모르쇠?

김상조 위원장, 파리바게뜨 관련 질문에 답변 피해
고용부 결론에 공정위는 묵묵부답

김수경 기자 프로필보기 || 최종편집 2017.09.25 11: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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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이종현 기자


고용노동부가 파리바게뜨 가맹점에서 일하는 제빵기사를 '불법 파견'으로 결론내면서 업계가 혼란에 빠졌다. 
고용부는 제빵기사 5378명을 파리바게뜨 본사인 파리크라상이 직접 고용할 것을 시정 명령내렸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본사는 500억원이 넘는 과징금을 물어야 한다.

국내 3400여개 가맹점을 가진 
국내 최대 프랜차이즈 업체인 파리바게뜨는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처했다. 법조계와 학계,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까지 나서서 고용부의 이번 시정 명령에 대해 '무리수'라는 지적을 쏟아내며 비판하고 있지만 정작 국내 가맹사업을 주관하는 공정거래위원회는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고용부가 파리바게뜨의 '불법 파견'을 결론 지은 다음날인 지난 22일 
바른정당 가맹점 갑질 근절 특별위원회(이하 특위)가 주최하고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이하 협회)와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후원하는 '가맹점 갑질 근절을 위한 2차 정책간담회'에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파리바게뜨와 관련한 고용부의 발표가 있었는데 가맹 사업에 일하는 분들에게 큰 충격이 됐을 것"이라며 "이는 선진국과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선진국의 가맹사업은 민법, 상법, 노동법에서의 제도들이 모두 잘 구축 돼 있고 그 위에서 가맹사업이 원만하게 굴러간다는 것을 전제로 가맹사업법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문제는 국내에는 그 전제가 없다보니 가맹사업법이 미비된 측면들이 나오게 되고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정위가 대책을 마련하고 입법하는 과정에서 과잉 입법에 대한 우려가 발생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설명했든 국내 가맹사업법은 민법과 상법 노동법이 얽히고 섥혀있다. 이번에 논란이 된 파리바게뜨의 '불법 파견' 논란도 가맹사업법과 노동법이 복잡한 실타래처럼 얽혀 있어 학계와 법조계, 정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가맹사업법을 다룰 때 국내 현실에 공백으로 남겨져 있는 계약 관행이나 상거래 제도, 노사 관계, 고용의 문제를 과연 어디까지 고려해야할 것인가에 대해 공정위는 큰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
우리 사회 전체가 겪어야 할 비용을 최소화 하면서 가맹산업 전체가 윈윈(win-win)하고 선진화 될 수 있는 길이 과연 무엇일까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날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가 김 위원장에게 파리바게뜨에 대한 고용부 측 결론에 대한 공정위의 입장을 수 차례 물었지만 "이 사안에 대해 대답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답변을 피했다.

물론 프랜차이즈 업계의 관심이 공정위로 쏠려 있는 상황에서 김상조 위원장의 말 한마디가 어떠한 파장을 불러 일으킬지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에 이를 의식해 말을 아꼈으리라 사료된다.

공정위의 기본 역할은 국내에서 가맹사업이 공정한 거래를 바탕으로 잘 굴러갈 수 있도록 관리·감독하고 가맹사업자들과 충분히 소통하는 일일 것이다. 단
순히 '갑질 근절'과 같은 가맹사업자들의 문제를 꼬집는 것만이 공정위의 역할이 아니다.

업계의 잘잘못을 따질 때는 거침없던 공정위가 정작 위기에 처한 업계의 입장을 살펴보고 소통하는 데는 다소 인색한 것 같다는 씁쓸한 생각이 든다.

가맹본부와 가맹점주는 연 100조원, 124만명의 일자리를 책임지고 있는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의 양 축이다. '을'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갑'의 눈물을 모른척 하는 것도 공정한 프랜차이즈 산업을 위한 길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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