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대표간 실적·몸값·금융인맥 등 압도적 우위 못점해내부 전망도 안갯속…그룹계열사 대규모 연쇄 인사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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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증권 윤경은·전병조 각자대표의 동거기간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3년 더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게 됨에 따라 KB증권 수장의 연임 또는 교체를 두고 두 각자대표에 대한 평가가 안팎으로 분주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성적, 몸값, 대내외 영향력 등 CEO로서의 역량에 대한 우열을 가릴 수 있는 확실한 잣대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년 KB증권 CEO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합출범 원년인 올해는 조직 문화가 다른 양사의 통합과 정치적 배경 등을 감안해 전 현대증권·KB투자증권 사장이 사업부문을 나눠 나란히 각자대표를 맡아 양분해왔다.


    반면 내년부터는 윤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을 확실하게 결집할 수 있는 인물이 KB증권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KB증권 내부에서도 회장인선 이전까지는 CEO 선임에 대한 사안이 안갯속이었지만 내년 CEO 결정을 2달 내에 마쳐야 하는 상황에서 윤 회장의 연임이 확정되자 관련 이슈가 수면위로 드러나 언급되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차기 CEO에 대해서는 알 수 없고, 새로운 인물도 배제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지만 지금은 제 3의 인물을 염두에 두기 보다는 현재 재직 중인 각자대표의 연임, 또는 2명 중 1명 선임을 준비하는 것이 순리에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해 초부터 3분기까지 각자 대표 2명에 대해 윤 회장을 필두로 한 그룹측의 정량적, 정성적 평가가 연임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KB증권의 각자 대표 체제 출범을 두고 두 사장의 실적 경쟁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IB·홀세일 전병조 대표, WM·S&T 윤경은 대표로 나뉜 부문별 실적에서 우열을 쉽게 가늠하기 힘들 만큼 팽팽한 접전이 상반기까지 펼쳐져 평가는 쉽지 않다.


    KB증권은 올해 상반기에 기록한 순이익 1124억원(별도기준, 연결기준 당기순익 911억원) 가운데 전병조 대표가 맡은 IB부문의 기여도가 57%에 육박해 가장 컸다.


    외형적으로는 전 사장의 실적이 우세한듯 보인다.


    반면 윤 대표가 맡은 S&T를 부문에서 지난해 251억원의 적자를 올해 상반기 547억원 흑자로 순식간에 흐름을 바꾼 부분이 눈에 띈다.


    현대증권에서 발생했던 S&T 부문의 대규모 적자를 윤 대표 스스로 해결한 셈이다.


    이에 따라 3분기 결산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하반기 들어 시장 변동성이 높아져 이같은 상황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는 WM과 S&T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윤 대표는 여전히 스스로 키를 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IB부문을 이끄는 전 대표는 KB금융 계열사들과의 시너지에 더욱 초점을 맞춰 법인 대상 홀세일 사업과 IPO 등 ECM 강화에 초점을 맞추는 한편 PF 부실방지에 남은 기간 총력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두 각자대표의 몸값으로도 우열을 가리기는 쉽지 않다.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를 비교해 두 대표의 보수가 크게 뒤집히는 모습이지만 이전 소속에서 책정된 성과급에 따른 결과로 연봉대비 실적기여도를 평가하기에도 무리가 따른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전병조 대표가 7억500만원, 윤경은 대표가 5억1700만원을 보수로 수령했다.


    급여는 전 대표가 1억5300만원, 윤 대표가 1억6500만원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다만 상반기 전 대표가 윤 대표에 비해 2억원 가까운 보수를 더 수령한 것은 KB투자증권 시절인 2014년부터 이연된 성과급이 지급됐기 때문이다.


    윤 대표는 성과급과 관련한 정산을 이미 지난해 마쳤다.


    윤 대표는 지난해 현대증권시절 성과급 20억원을 수령했고, 급여를 포함해 지난해 총 27억원을 받아 증권업계 CEO 연봉킹 자리에 등극한 바 있다.


    대관(對官) 등 정치적 배경, 대내외 금융인맥에 대한 두 사장의 평가 역시 우위를 평가하기 어렵다.


    결정적으로 올해 임기 중 갑작스럽게 정권이 교체된 상황에서 행시출신인 전 사장이 보유하고 있던 금융당국 인맥이 금융감독원의 수장교체와 쇄신분위기와 함께 사실상 소멸됐다는 평가다.


    윤 대표 역시 현대증권 CEO의 프리미엄이 KB증권까지 이어졌지만 윤종규 회장 연임과 함께 현대증권 색깔지우기 작업 역시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간과하기 어렵다.


    각자 대표 체제로 통합 출범 당시 KB증권을 둘러싼 정치적 배경과 이해관계가 현재는 사라진 상태에서 두 대표 가운데 어느 한쪽이 우위를 점했다는 평가 역시 불가능하다.


    한편, 공동대표 체제로 인한 커뮤니케이션 문제와 함께 임기와 관련한 이슈에 대해 그동안 두 대표는 모두 "성과를 내는 것이 목표일 뿐 자리에 대한 욕심은 부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일각에서는 두 대표의 성과 평가보다는 KB금융 자회사들의 대규모 연쇄 인사 방향, 비은행 계열사 강화 전략 실현의 적임자 발탁 여부에 따라 KB증권 CEO 역시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