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재판서 받은 '법-원칙' 갈증, 항소심서 해소돼야"

[취재수첩] 이재용 항소심 재판부, '법-원칙' 강조의 의미

실형 선고 후 35일만에 항소심 준비기일 진행…내달 12일 정식 재판 돌입
돌발 변수 등 '예외적 상황' 모두 차단, 객관적·합리적 재판 예고

연찬모 기자 프로필보기 | 최종편집 2017.09.29 06:5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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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항소심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실형 5년이 선고된 1심 판결 후 35일 만이다.

삼성그룹 전·현직 임원들의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이 지난 28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렸다. 

지난 1심 재판과 같이 이번 항소심에서도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돼 의미를 더했다. 특히 1심 이후 '법과 원칙'에 대한 논란이 일었던 만큼 항소심 재판부의 태도에 대한 관심은 더욱 뜨거웠다.

항소심을 심리하는 서울고법 형사13부는 정식 재판 전부터 이례적 상황의 가능성을 적극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오로지 법과 원칙에 의존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재판 진행에 나서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내보인 것이다.

그간 1심 재판을 지켜봤던 이들은 재판 과정에서 수 차례 반복된 이례적·예외적 상황들이 항소심에서도 재연될까 우려해 왔다.

하지만 재판부가 향후 절차에 대한 양측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면서도 원칙을 지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 이 같은 우려를 단번에 기우로 만들었다.

실제 1심 재판에서 논란의 대상으로 꼽힌 증인신문 시간 및 순서의 경우 특검과 변호인단 모두에게 동등하게 배분하겠다는 뜻을 강하게 드러냈다. 

특검과 변호인단은 항소심 준비기일에서도 각자에게 배정된 시간을 두고 자존심 싸움을 벌였다.

앞서 특검은 1심 재판 과정에서 허용된 입증 시간을 수시로 초과해 공정성에 대한 논란을 자초했다. 때문에 1심 최종 선고 이후 변호인단의 변론 기회가 충분히 보장되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이는 최종 선고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일각의 주장으로 이어지면서 상당한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재판부는 증거조사 및 증인신문과 관련해서도 신속하고 효율적인 진행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1심에서 방대한 양의 증거조사와 핵심 증인들에 대한 신문 절차가 진행된 만큼 재판에 필요한 사안에만 힘을 쏟겠다는 의미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이 사건의 핵심 당사자로 지목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 대한 증인소환 절차다. 이들은 지난 1심에서 법원이 발부한 강제구인 집행에도 불구, 지속적으로 불출석 의사를 표하거나 증언 거부권을 행사해 원활한 재판 진행에 지장을 초래한 바 있다.

재판부는 이들에 대한 증인신청을 채택하면서도 소환에 불응 시 강제구인 집행 없이 즉각 증인채택을 취소하겠다는 입장을 표했다. 소환 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상황에서 재판 진행을 저해하는 요인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밖에도 야간 개정을 금지하거나 불필요한 공방을 지양할 것을 당부하는 등 매끄러운 재판 진행으로 기대감을 모았다. 1심 재판에서 느낀 법과 원칙에 대한 갈증이 항소심 재판에서 해소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세기의 재판으로 불리며 치열한 공방이 펼쳐졌던 해당사건은 내달 12일 정식 재판에 돌입한다. 

현재까지도 1심 판결에 대한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어 재판부의 어깨는 무거울 수 밖에 없다. 다만 재판부가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성은 보는 이들에게 높은 신뢰성을 얻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론에 휘둘린 재판', '객관성과 공정성이 사라진 재판'으로 평가된 1심과 달리 법과 원칙이 지켜지는 항소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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