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포브스 '한국 정치개혁 필요한 건 연출 아닌 증거' 지적"정치적이지 않았으면 무죄 선고 당연…대가관계 입증할 증거 실종"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유죄 판결은 법치의 승리라기 보다는 정치적 연출로 보인다"

    실형 5년이 선고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심 판결에 대해 미국 유력 경제지 포브스가 '정치적 연출'이라고 지적해 관심이 집중된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달 마무리된 1심에서 실형 5년을 선고받았으며, 항소심은 28일 공판준비기일을 시작으로 본격 재개됐다.

    포브스는 지난 27일(현지시간) '시험대에 오른 체제:한국 정치개혁에는 연출이 아니라 증거가 필요'라는 기사를 통해 이 부회장의 재판이 법치보다 정치적 연출이 앞섰다고 지적했다.

    기고문으로 구성된 해당 기사는 미국 워싱턴 정책 컨설팅사인 캐피탈 폴리시 애널리틱스의 아이크 브래넌과 제어드 휘틀리가 공동 작성한 내용으로 "한국 경제의 문제는 경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재벌들이 정부와 유착돼 있으며, 이런 체제가 세계적인 혁신 기업들을 키워냈으나 부패에 약한 단점을 지니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이 의미있는 정치개혁의 증거라고 판단한다면 이는 너무 순진한 생각"이라며 "이재용 부회장의 유죄판결은 법치의 승리가 아닌 정치적인 연출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정치적 연출에 대한 배경으로 신임 대통령의 정당성과 정책의 공정성을 꼽았다. 이 부회장의 유죄 판결이 박 전 대통령의 유죄판결을 위한 요건이자, 신임 대통령의 정당성과 정책의 공정성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정치적 영향이 없었다면 이 부회장은 무죄를 선고받았을 것이라 예상했다. 포브스는 "만일 정치적이지 않았다면 이 부회장은 무죄를 선고받았을 것"이라며 "이번 재판 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구체적 대가를 위해 지원을 제공했다는 증거는 없었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평가는 이 부회장의 1심 판결문에 제시된 묵시적 청탁과 수동적 뇌물공여에 대한 논란과 결을 같이 한다. 실제 법조계와 재계를 중심으로는 이 부회장의 유죄 판결에 대해 '문제가 될 소지가 많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더욱이 1심 재판 내내 '결정적 증거가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 상황에서도 유죄가 선고되면서 '여론에 휩쓸린 반재벌정서의 결과물'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한편 포브스는 향후 한국 정치상황에 대한 우려도 아끼지 않았다. 이 부회장의 구속이 정의구현이 아닌 정치적 승리로 개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걱정이다.

    포브스는 "이 부회장의 구속을 망가진 체제를 끝내는 작업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지만, 이는 정치화된 사법과정의 결과일 뿐"이라며 "신임 대통령의 정치적 승리로 여겨지는 성과가 나중에는 개혁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삼성같은 기업은 어떤 형태로든 한국의 장기적 경제성공에 필수적"이라며 "한국 기업시스템의 현재와 같은 불확실성과 리더십 공백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