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센·화이자 등 글로벌 제약사 인공지능 통한 신약개발 착수
국내 제약사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 인프라 필요

  • 4차산업혁명을 맞아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인공지능을 이용한 신약개발에 착수하면서 국내서도 제약사들이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 플랫폼 도입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개발은 방대한 데이터를 취합하고 분석함으로써 임상시험을 최적화시킨다. 또 부작용이나 작용기전을 예측하는 등 신약개발 과정을 단축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발간한 정책보고서 'KPBMA Brief'에 따르면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은 이미 인공지능을 이용한 신약개발을 진행 중이다.

    영국의 인공지능 기업 BenevolentAI와 존슨앤드존슨의 계열사인 얀센은 제휴계약을 체결하고 인공지능을 적용해 임상단계 후보물질에 대한 평가 및 난치성 질환 타겟 신약 개발에 착수했다.

    글로벌 1위 제약사인 화이자는 클라우드 기반 인공지능 플랫폼인 IBM의 신약 탐색용 왓슨을 도입해 면역 종양학 분야에 적용하고 항암 신약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이스라엘의 테바는 IBM과 제휴해 호흡기 및 중추 신경계 질환 분석 및 만성질환 약물 복용 후 분석과 신약개발에 착수했다. 테바의 의약품을 복용하는 환자 중 약 2억명 상당의 복용 후 데이터를 모아 부작용 사례, 추가 적응증 확보 및 신약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정부 산하 연구소인 이화학연구소와 교토대학이 협력하고 일본 문부과학성이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참여기업과 연구기관에서 100명의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이 팀을 이뤄 신약개발에 특화된 인공지능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문부과학성이 1100억원의 재정적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대형 제약사를 중심으로 신약 연구개발 투자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매출액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 연구개발비는 낮은 수준이다.

    국내 제약업계는 보건 의료 빅데이터의 활용과 신약개발에서의 인공지능 활용에 대한 기대가 증가하고 있다. 또 바이오마커(단백질 표지자) 발굴로 약물 효용성이 높은 환자군을 식별하는데 인공지능의 활용을 예상하고 있다. 

    신약개발에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접근방안으로 고려해야할 사항은 수요자 중심의 인력양성과 국내 제약산업 실정에 맞는 인프라 구축이다.

    배영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4차산업 전문위원(아이메디신 대표이사)은 "국내 제약사가 단독으로 인공지능 플랫폼을 도입하기에는 기업의 규모 측면에서 여력이 안된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 제약사들이 공용으로 인공지능을 사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약 탐색분야에서 국내 기술력으로 독자적인 인공지능 플랫폼과 서비스가 등장하는 데는 짧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배 위원은 "신약개발에 필요한 데이터는 공통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대한 공공 데이터를 중심으로 인공지능 플랫폼에 대해 학습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국가와 민간이 공동으로 투자하고 운영하는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적 장려와 빅데이터 활용을 포함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투자는 제약산업의 발전을 가속화 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