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간결해진 롯데지주 출범…순환출자고리 6개서 13개로 축소분할합병비율, '롯데제과 1-롯데쇼핑 1.14-롯데칠성음료 8.23-롯데푸드 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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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롯데가 추석 연휴 이후 본격적으로 첫 발을 내딛는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설립 인허가 절차가 마무리 되는 대로 창립 총회와 이사회를 가질 계획이다.

앞서 롯데는 지난 2일 분할등기를 신청하고 창립총회를 가지려했지만 임시공휴일로 지정돼 이를 추석 연휴 이후로 미룬 상태다. 

롯데지주 대표이사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황각규 롯데그룹 경영혁신실장(사장)이 공동으로 맡게 됐다.

두 대표이사 외에 또 한 명의 사내 이사에는 이봉철 경영혁신실 재무혁신팀장(부사장)이 선임됐다.

사외이사에는 이윤호 전 지식경제부 장관, 권오곤 국제형사재판소 당사국총회 의장, 곽수근, 김병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등 4명이 선임됐다.

롯데지주는 롯데제과, 쇼핑, 칠성음료, 푸드 등 4개사를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기존 회사 주주들이 지분율대로 신설 법인의 주식을 나눠 갖는 방식)한 뒤 롯데제과 투자부문이 나머지 3개 사업부문 투자법인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분할합병비율은 롯데제과 1, 롯데쇼핑 1.14, 롯데칠성음료 8.23, 롯데푸드 1.78이다. 

본사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로 롯데그룹 경영혁신실 조직 대부분이 롯데지주로 흡수되는 만큼, 경영혁신실이 사용한 타워 5층과 17층, 18~20층에 롯데지주의 핵심 사무공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신동빈 회장 집무실은 타워 18층에 위치해 있다. 롯데지주는 향후 자회사 경영평가 및 업무지원, 브랜드 라이선스 관리 등을 맡는다. 

업계에서는 합병 이후 신동빈 회장의 롯데그룹 지배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합병 이후 롯데지주의 예상 지분율은 신동빈 회장이 10.5%, 신동주 전 부회장이 5.7%, 특수관계인이 42.7%, 기타 41.1% 등으로 예상됐다.

신동빈 회장과 경영권을 두고 다퉈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지난달 15일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며 롯데쇼핑 지분 15만주만을 남기고 모두 장외 매도하면서 롯데지주 내 신동주 전 부회장의 지분율은 적은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롯데지주 출범으로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는 한결 간결해졌다는 평가다. 67개인 순환출자고리는 13개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현 지주회사 제도는 지주회사-자회사-손자회사의 수직적 출자구조만 허용하고 있어 롯데그룹은 공정거래법에 따라 향후 6개월 이내에 잔존하는 순환출자고리는 추가로 해소해야 한다. 

롯데지주는 지주회사의 자회사지분 요건 충족을 위해 공개매수 방식의 현물출자와 유상증자, 추가주식 매수 등을 실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롯데지주 출범으로 '일본 기업' 색깔도 한층 옅어질 전망된다. 

그동안 일본 롯데홀딩스가 최대주주(19.07%)인 호텔롯데가 한국 롯데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이번 롯데지주 출범으로 호텔·서비스, 화학, 유통, 식품 등 롯데그룹 4개 BU중 유통과 식품은 일단 지주사체제에 편입되게 됐다. 

호텔롯데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지주사가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앞으로 롯데그룹은 호텔과 화학 분야까지 지주사 체제에 편입시키는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  

유력 시나리오로는 향후 호텔롯데를 상장하면서 구주매출 등을 통해 롯데홀딩스, L투자회사, 광윤사 등 일본 회사들의 지분율을 낮추고 롯데지주와 합병하는 안이 나오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이번 분할합병으로 인해 형성되는 신규순환출자 해소 및 지주회사체제 내 행위 제한 규제 등을 충족시키기 위한 관련 주식의 매매, 합병, 분할 등의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