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 이상 담합 기업 21곳, 한전KDN도 가담… 제재는 솜방망이
  • ▲ 연도별 발주사업 입찰담합 건(단위:건) ⓒ각 기관
    ▲ 연도별 발주사업 입찰담합 건(단위:건) ⓒ각 기관

     

    한국가스공사, 한국전력공사, 한국수력원자력공사, 한전KDN, 한국광해관리공단, 한국가스기술공사 등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에너지공기업 6곳에서 발주하는 사업들이 '입찰담합의 온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처벌의 강도를 더욱 강화하는 등 입찰담합을 근절하기 위한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에 따르면, 2013년부터 올해 8월까지 최근 5년간 에너지공기업 6곳에서 발주한 사업에서 입찰담합이 총 14건 적발됐다. 적발 기업은 109곳, 적발 규모는 5조3099억원에 달했다.

     

    가장 큰 규모의 입찰담합이 발생한 곳은 가스공사였다. 가스공사에서 발주했던 사업 중 입찰담합이 적발된 규모는 총 4조7750억으로 전체 적발규모의 90%를 차지했다. 이어 한전(3832억원), 한수원(1490억원), 한전KDN(18억7900만원), 광해관리공단(5억4100만원), 가스기술공사(2억9100만원) 순이었다.

     

    담합으로 적발된 기업 수도 가스공사가 발주한 사업에서 가장 많았다. 가스공사가 발주한 사업 중 총 4개 사업에서 51개 기업이 담합으로 적발됐다. 또 한전이 2개 사업에서 27개, 한수원이 5개 사업에서 25개, 한전KDN·광해관리공단·가스기술공사에선 각각 2개 기업씩 담합을 자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찰담합 109개 기업 중 2회 이상 적발된 곳은 21개나 됐다. 이중 3차례에 걸쳐 상습적으로 입찰담합에 가담한 기업은 4곳이었다.  

     

    심지어 공기업인 한전KDN이 입찰담합에 가담했던 사실도 확인됐다. 한전KDN은 한전에서 발주한 전력량계입찰사업에서 담합에 가담해 지난 2015년에 적발됐다. 이후 한전KDN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900만원과 한전 입찰참가자격 3개월 제한 처분을 받았다.

     

    이훈 의원은 "2회 이상 상습적으로 담합을 벌인 기업들이 있는 가하면, 공기업인 한전KDN이 담합에 참여하는 등 어처구니없는 담합 행태가 만연해왔다"며 "공기업에서 발주한 사업에서 입찰담합이 끊임없이 이뤄져왔다는 것은 궁극적으로 공기업의 주인인 국민을 우롱한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공기업 발주사업에서 천문학적인 규모의 입찰담합이 발생했는데, 그 처벌 수준은 솜방망이 정도에 불과했다"며 "앞으로 입찰담합에 대한 처벌 수준을 제도적으로 대폭 강화해 담합을 근본적으로 근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가스공사의 경우 적발된 기업들에 부과된 과징금은 총 5344억원으로 적발 담합규모의 11%에 불과했다. 가스기술공사도 2개 기업에 대한 과징금이 1800만원으로 적발 담합규모의 6%에 그쳤다.

     

    광해관리공단과 한전KDN의 발주 사업에서 적발된 기업들엔 입찰참가자격제한 조치가 내려졌는데 기간이 최대 1년, 짧을 경우 3개월에 그쳤다.

     

    한전의 사업에서 적발된 기업들엔 부정당제재 조치가 내려졌으나 단 6개월에 불과했다. 가스공사와 한수원의 일부 사업에서 적발된 42개 기업은 광복절 특사를 통해 부정당제재를 면제받는 일까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