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인수후보 '오리무중'… 매각난항 예고

이달 매각작업 돌입… 산은, 희망 매매가 3조원대 책정
대형건설사·불안한 업황 등에 국내외 후보군 찾기 난항

성재용 기자 프로필보기 | 최종편집 2017.10.11 14:2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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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소재 대우건설 본사. ⓒ뉴데일리경제 DB


예정보다 다소 미뤄진 대우건설 매각작업이 본격화된다. 매출액 10조원대 대형건설사를 누가 인수하는 지에 따라 국내 건설업계 지형이 변화하는 만큼 초미의 관심사다. 하지만 대우건설 안팎으로는 매각작업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불안한 시선이 여전하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은 이달 중순 매각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매각작업에 돌입한다. 산업은행은 이를 위해 매각주간사인 BoA메릴린치와 미래에셋대우로부터 실사보고서를 전달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매각대상은 사모펀드 'KDB밸류 제6호'로 보유하고 있는 산은의 대우건설 지분 50.75%다. 산은은 내달 중 예비입찰을 진행해 입찰 적격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본입찰은 연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매각작업이 여러 차례 불발되고 지연되면서 해를 넘기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지만, 매각주간사가 실시를 실시한 결과 매각을 진행하는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난 것 같다"고 말했다.

산은 내부에서는 이번 매각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적 호조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데다 해외수주 기대감도 제고된 데 따른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대우건설의 올해 영업이익이 창사 이래 최고치인 8000억~90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어닝쇼크'에 따른 기저효과도 있지만, 내년에도 영업이익 규모가 유지될 것이라는 것이 산은의 진단이다.

8년 연속 국내 민간주택 공급 실적 1위인만큼 공사가 진행되면서 이익증가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기준 주택사업 부문의 매출액은 2조790억원이며 매출원가율은 83.7%다. 이를 환산하면 주택사업에서만 연간 6700억원가량의 영업이익이 발생하는 셈이다.

미분양 물량 66억원도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72.7% 급감했으며 해외 잠재손실 대부분도 털어낸 상태다.

이에 산은도 희망 매매가격을 약 3조원으로 책정, 당초 계획보다 2000억~3000억원 높였다.

산은 고위 관계자는 "영업이익과 해외시장 경쟁력 등을 고려해 지분가치를 초기 책정가보다 2000억원 정도 높여 잡았다"며 "현재 대우건설의 주당 가격(전일 종가7300원)이 바닥 수준이지만, 매각 일정이 본격화되면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매각이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 매출 10조원 규모에 올해 시공능력평가 3위에 해당하는 대형건설사인 만큼 '새주인'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국내 건설사 몇 곳이 거론되고 있지만, 대우건설 덩치가 워낙 크다보니 감당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이 뒤따르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금호가 2006년 대우건설, 2008년 대한통운 등 무리한 인수 후 위기가 오는 '승자의 저주'를 겪었다"며 "전례를 보더라도 웬만한 건설사들이 섣불리 참여하기에는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인 아람코,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 중국 국부펀드, 중동 및 인도 기업 등 10여 곳이 꼽힌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람코와 중국 국부펀드 등이 인수의향을 갖고 있다는 얘기는 예전부터 많이 흘러나왔다"며 "사실상 일부 기업은 산은이 주가를 띄우기 위해 일부러 퍼뜨린다는 소문도 있어 실제 매각이 성사될 때까지 가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산은은 당초 지난달 말 대우건설 실사작업을 마무리하고 매각공고를 내기로 했지만, 공고시기를 2주가량 늦췄다. 이 배경에는 인수전에 참여할만한 후보를 특정하기 어려워 미룬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산은이 주간사 선정 등 매각 진용을 꾸린 뒤 수요조사를 지속하고 있지만, 확실한 의지를 갖고 나서는 후보가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여전히 불안한 해외시장 상황과 국내 주택시장 및 SOC 발주 여건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대우건설의 상반기 수주잔액은 32조원 규모로, 1년 전 37조원에 비해 12.4% 감소했다. 이는 시평 상위 10개 건설사 가운데 최대 감소폭이다.

A증권 건설 담당 연구원은 "지금 이익이 크게 나오는 부분 중 하나가 주택 부문(상반기 기준 매출 비중 36.2%)인데, 새 정부 들어 지속적인 규제책으로 내년 주택 업황이 지금보다 침체될 가능성이 크다"며 "뿐만 아니라 국내 SOC 예산 축소와 불확실한 해외시장 발주 여건 등으로 M&A에 나서려는 업체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대우건설이 2분기 연속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하고는 있지만, 아직은 손실을 추스르는 단계라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말 대우건설은 잠재 부실을 한꺼번에 반영하는 '빅배스'를 단행, 46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이밖에 매각과정에서 회사의 미래가치나 비전보다 손실을 줄이는데 우선순위를 둘 경우 내부 반발에 따른 진통도 겪을 수 있다는 우려와 국내 건설업계에서 차지하는 대우건설의 비중과 기술력 등의 국부유출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산은 관계자는 "늘 그렇듯 매각 성사에 최선을 다 할 것"이라며 "해외 자본을 무조건 견제하거나 매각을 성사시키기 위해 벌이는 협상 등에 여러 선입견을 배제하고 경제논리로만 봐 달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주가 수준을 고려하면 산은은 대우건설 매각으로 큰 손실을 볼 가능성이 크다. 최근 대우건설 주가는 7200원대를 오르내리고 있어 산은이 제시한 적정 주가(1만300원)은커녕 인수 당시 주가인 1만8000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2010년 당시 산은은 2조1785억원에 지분 37.16%를 인수했으며 이후 유상증자 1조원을 추가해 총 3조2000억원을 투입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산은 내부에서는 3조원에 대우건설 기분을 매각하더라도 투자금을 모두 회복하지 못하기 때문에 최대한 가치를 높게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라며 "매각 희망가격이 계속 높아질 경우에는 인수기업의 자금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어 매각작업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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