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건 '작성자-경위-시점' 불분명…증거능력 제한"

[이재용 2심] 증거능력 없는 '청와대 문건' 여론몰이 눈살

'출처-작성자-작성 목적' 부정확, 유죄 입증 불가능
"스모킹 건 역할 무리…재판부 마음 움직이기 쉽지 않을 듯"

윤진우 기자 프로필보기 | 최종편집 2017.10.12 06:3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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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이건희 회장을 왕에, 이재용 부회장을 세자에 비유한 청와대 문건이 항소심이 열리기 직전 공개된 이유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항소심 정식재판이 12일 서울고등법원 312호 중법정에서 서울고법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의 심리로 진행된다. 

이날 재판은 항소이유를 중심으로 한 특검과 변호인단의 쟁점 정리가 다뤄진다. 특히 1심 유죄 판결의 근거로 제시된 부정한 청탁을 놓고 양측의 공방이 예상된다.

특검은 ▲박상진 진술조서 증거능력 ▲부정한 청탁 관련 내용을 앞세워 승마지원을 포함한 재단 출연이 부정한 청탁의 대가였다고 주장할 계획이다. 

반면 변호인단은 ▲안종범 및 김영한 업무수첩의 증거능력 ▲부정한 청탁의 존재여부 등을 통해 경영권 승계와 부정한 청탁의 대가관계가 허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항변할 방침이다.

10월에 예정된 3차례의 재판은 프리젠테이션과 반대의견 전달이 다뤄질 예정이다. 항소이유에 대한 양측의 설명과 반대입장이 확인한다는 의미다.

이후 재판에서는 지난 정부 민정수석실이 생산한 것으로 추정되는 '청와대 캐비닛 문건'이 전체 흐름을 가늠 짓는 중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특검은 해당 문건들이 삼성의 최대 현안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라는 점을 증명한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청와대 관계자들이 해당 현안을 공유하고 있었고, 그로 인해 독대에서 부정한 청탁과 대가관계가 공유됐다는 주장을 펼칠 수 있다.

변호인단은 해당 문건이 다른 문건들과 같이 임의로 판단해 작성됐다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출처, 작성자, 작성 목적 등이 확인되지 않은 문건이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를 입증하는 증거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왕' '세자' '편법' '경영권 승계' 등 여론몰이식 자극적인 표현을 통해 '무죄추정의 원칙'을 침해하고 있다고 유감을 표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해당 문건이 작성된 2014년 7월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등 특검이 주장하는 경영권 승계를 위한 현안이 논의되기 전이라는 사실을 통해 이 부회장이 정유라의 존재를 미리 인지한 사실을 유추할 수 없다는 점도 전면에 내세울 수 있다.

또 박근혜 정부가 이 부회장의 승계를 오래전부터 챙기기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는 사실과 부정한 청탁의 대가관계가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법조계에서도 앞서 발견된 캐비닛 문건과 같이 해당 문건에 대한 증거능력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증거 채택은 가능하지만 이 부회장의 유죄를 입증할 '스모킹 건' 역할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평가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해당 문건에 대한 작성자와 작성 경위, 작성 시점 등이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을 경우 증거 능력에 상당한 제한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며 "자극적인 단어들이 담긴 정체불명의 문건이 여론몰이에는 성공할 수 있겠지만 재판부의 마음을 움직이는데는 실패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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