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장 인선 작업 빠르개 매듭, 지배구조 안정조직 안정 발판삼아 디지털·글로벌 사업 확대 총력
  • 허인 국민은행장 내정자. ⓒ KB금융지주
    ▲ 허인 국민은행장 내정자. ⓒ KB금융지주
    KB금융지주가 3년 만에 회장·행장직 분리에 성공했다. 

국민은행장 자리에 허인 부행장이 발탁되면서 윤종규 KB금융 회장 2기 체제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리게 됐다.

KB금융지주는 지난 11일 오후 3시 상시 지배구조위원회를 개최하고 차기 국민은행장 후보로 허인 부행장을 내정했다. 

싱시지배구조위원회는 허 부행장 내정 이유로 풍부한 업무경험을 통해 4차 산업혁명 등 트렌드 변화에 능종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비전과 변화혁신 리더십을 겸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영업그룹대표, 경영기획그룹대표 역임 등 전략과 재무, 여신심사, 기업금융, IT 등 주요 보직을 거친 허 부행장이 국민은행을 이끌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상시위는 "허 행장 내정자는 One KB 등 KB가 추구하는 가치를 공고히 하고, 윤종규 회장과 호흡을 함께하며 사업모델 혁신을 통한 리딩뱅크 지위 강화를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B금융, 안정된 지배구조 발판삼아 글로벌·디지털 사업 '속도'

KB금융은 '안정'을 택했다.

윤종규 회장 임기 만료를 두 달 앞두고 연임을 확정한 가운데 국민은행장 인선 작업까지 속전속결로 마무리 지었다. 

3년 만의 회장·행장직 분리를 두고 수많은 유력후보가 거론되면서 외풍 인사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도 있었지만 이를 차단하는데 주력했다. 

경영 승계프로그램을 2년 동안 운영하면서 후보 검증에 주력했고, 국민은행장 자리를 내부 인사로 신속하게 메우면서 안정적인 지배구조 구축에 힘썼다.

윤종규 회장, 허인 행장 체제를 구축한 KB금융은 리딩뱅크 수성을 위해 빠르게 움직일 전망이다.

앞으로 윤 회장은 해외 진출 등 큰 그림을 그리는데 주력하고, 허 행장은 국내 사업 등 내부 살림을 도맡아 은행을 이끌 계획이다.

윤 회장은 그동안 KB금융지주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혀왔던 해외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집중한다.

허 행장 내정자 역시 그동안 은행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던 경험을 살려 영업력 강화 디지털 신사업 추진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허 행장 내정자는 최근 신한은행이 독점해왔던 경찰공무원 전용 대출 사업권을 확보하는데 성공하는 등 영업력이 탁월한 실력자로 손꼽힌다. 

KB금융이 국민은행장 자리에 영업통을 전진 배치한 것을 두고 신한금융과 리딩뱅크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銀 60년대 행장 탄생, 연말 임기만료 부행장 인사 '주목'

허인 부행장이 차기 국민은행장으로 내정되면서 KB금융 내 인사 태풍이 불어닥칠 전망이다.

1950년대에 출생한 행장들이 주를 이루는 은행권에서 KB금융이 처음으로 60년대 출생 행장을 배출하면서, 앞으로 세대교체에 주력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룹 내 맏형인 국민은행장 자리를 1960년대 생으로 채운 만큼 허 행장과 손발을 맞출 이들도 젊은 임원들로 채워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허 행장 내정자를 제외한 6명의 부행장들이 올해 연말 임기만료를 앞둔 상황이다. 

국민은행 부행장들의 연령을 살펴보면 김기헌 부행장(1955년생)과 허정수·오평섭·전귀상·이용덕 부행장(1960년대생), 박정림 부행장(1963년생)이다. 

허 행장 내정자만 1961년생으로 부행장 가운데 나이가 가장 적다. 

반면, 국민은행 전무들은 대부분 1961년대에서 1967년대 출생으로 허 행장 내정자보다 훨씬 젊은 이들로 배치돼있다. 

이에 따라 KB금융이 허인 국민은행장을 내정함으로써 세대교체 신호탄을 쏘아올린만큼 연말 인사때 대규모 인사를 단행, 조직 쇄신을 꾀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윤종규 회장 역시 지난 2014년 첫 취임 후 계열사 CEO와 주요 임원자리에 1960년대생들을 대거 배치하면서 ‘젊은 조직’ 구축에 힘쓴 바 있다.

윤종규 회장 2기 체제에서도 디지털과 글로벌 등 미래 사업을 이끌 인물로 젊은 감각을 보유한 임원들을 대거 발탁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윤 회장이 역동적인 KB금융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연말 인사 때 젊은 임원들을 계열사나 은행에 전진 배치하는 대신 노장들은 KB금융지주로 불러들여 조직 안정감을 구축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