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美 트럼프와 정상회담 때 적극적 정상외교 기대

  • 문재인 대통려이 17일 ADEX2017에 참석해 T-50에 올라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 청와대
    ▲ 문재인 대통려이 17일 ADEX2017에 참석해 T-50에 올라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 청와대


"T-50A 수출, 꼭 성공 시켜달라."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ADEX 2017(서울에어쇼)의 한국항공우주(KAI) 부스를 찾아 장성섭 사장 권한대행이 수출 의지를 밝히자 이같이 격려했다. 

KAI는 미국 공군의 노후 훈련기 교체 사업(APT)에 미국 록히드마틴과 손잡고 뛰어든 상태다. 올해말 최종 입찰을 앞두고 스웨덴 사브-미국 보잉 컨소시엄과 경쟁 중이다. 

문 대통령은 KAI부스에서 13분가량 머물며 T-50A 시뮬레이터 조종사석에 앉아 이착륙 시험도 진행했다. 문 대통령이 안정적으로 착륙에 성공하자 이를 지켜보던 관계자들 사이에선 박수가 터져나왔다. 이에 앞서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의 T-50 비행기에 착석해 엄지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개막식도 KAI 잔치였다. 개막 축하 시험비행에는 KAI의 핵심 기종인 T-50A와 감사원 조사결과 '결함 투성이'로 비판받았던 수리온 헬기가 등장해 큰 환호를 받았다. 

불과 2주 전까지만 해도 KAI에 대한 정부의 시선은 싸늘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적폐청산 대상으로 방산분야가 지목되면서 KAI 사천 본사와 서울사무소가 나란히 압수수색되고 임원들도 줄줄이 수사 선상에 올랐다. 

검찰은 KAI를 대상으로 방산비리에서 출발해 경영비리, 채용비리까지 낱낱이 털어냈다. 그러다 하성용 전 사장이 구속 기소 되는 것으로 수사가 마무리됐다. 

KAI에 대한 정부의 태세전환은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을 신임 사장으로 내정한 것부터 시작됐다. 

김 내정자는 문재인 대통령과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한솥밥을 먹던 사이로 지난 대선당시 문재인 캠프서 실세로 활동했다. 일각에서 김 내정자의 이력이 항공·방위산업과 관련이 없다는 점을 들어 지적했으나 '부패'로 찍혔던 KAI 입장에서는 오히려 대형 수주를 앞두고 '청렴'을 강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하는 기색이 강하다. 

또 APT사업과 같은 국책사업은 KAI의 독자적인 힘만으로는 수주가 어려워 정부와 소통이 원활한 인물이 적임자라는 평가도 뒤따르고 있다.  

정부의 태세전환은 국정감사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13일 방위사업청 국정감사에서는 감사원의 수리온 결함 지적에 대한 비판이 줄을 이었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수리온 체계 결빙은 그렇게 긴요한 성능도 아니고 핵심 성능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 자유한국당 백승주 의원은 수리온의 결함들이 감사원 감사 발표 이전에 해결된 점들을 비판했다. 백 의원은 "결함을 수정했는데 방사청의 사업본부장은 왜 해명하지 못했나"고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여야를 막론하고 국민의당 김동철,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 등도 "수리온은 깡통이 아닌 명품헬기"라며 수리온을 칭찬했다. 

2년마다 열리는 ADEX는 국내 최대 방산전시회로 올해 32개국 386개 업체가 참여했다. 역대 대통령 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일찌감치 ADEX 참석을 결정 짓고 방위산업에 힘을 보태겠다는 뜻을 지녔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개막식에서 "우리 방위산업도 첨단무기 국산화의 차원을 넘어 수출산업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T-50 고등훈련기는 지난 10년간 이미 23억불 이상 해외 판매됐다"면서 "고등훈련기의 성능과 가격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받고 있다"고 힘을 보탰다. 

문 대통령은 내달 7일 서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문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T-50 세일즈에 나서면서 정상외교를 통한 수주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