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년 앞서 대비했지만… '세이프가드' 거대한 산 만나"

[취재수첩] "무역 환경 급변, 정부 희망 섞인 전망 오히려 독"

'자유→공격무역' 페러다임 변화…11월 한미 정상회담 '기회-재앙' 결정
"정부 구체적 대응책 내놓고, 기업 제품 경쟁력 키워야"

윤진우 기자 프로필보기 | 최종편집 2017.10.25 06:4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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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 ⓒ뉴데일리DB



지난해 10월, 삼성그룹 CEO들은 수요사장단 회의에서 '세계무역질서의 변화와 신보호무역주의'를 주제로 한 강연을 들었다. 무역·통상정책 전문가인 정인교 인하대 대외부총장의 강의로 진행된 이날 강연은 글로벌통상질서의 변화, 통상정책, 글로벌 금융위기와 신보호무역주의 등을 설명해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직면했다. 1년 앞서 보호무역주의를 대비했지만 세이프가드라는 거대한 산을 만난 셈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촉발로 시작된 보호무역주의는 신보호무역주의라 불리며 주변국에 위협이 되고 있다. 트럼프 무역정책의 가장 큰 특징은 자유무역이 공격무역으로 변해가는데 있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는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1차적으로 미국 무역정책의 스탠스를 알아야한다. 트럼프 정부가 들어선 후 무역정책은 자유무역에서 공격무역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공격무역은 공정무역을 기반으로 한다. 공정한 관계에서 무역이 이뤄져야 한다는 전제가 공격성으로 표출된 셈이다. 미국 산업에 피해가 있었는지 여부가 공정의 잣대가 되고, 피해가 있었다고 판단될 경우 공격적인 태도가 나타난다.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 산업에 일방적인 피해가 가해지는 경우에는 어떤 경우라도 공정무역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한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말하는 공정무역은 쌍무협정을 기반으로 해 TPP(Trans-Pacific Partnership) 등 다자간 자유무역은 약화되는 추세다.

다양한 우려에도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기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라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미중 정상회담 이후 중국에 대한 미국의 공세가 누그러진 사실에 주목하면서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환율 조작국 지정과 45% 관세 위기에 처한 중국이 정상회담 이후 위기를 극복한 사실을 강조한 결과다.

막대한 무역흑자를 기록해온 한국 경제는 보호무역주의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 등 정부차원의 대응이 요구되는 이유다. 내달 21일이면 한국 세탁기에 대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제재수준이 결정된다. ITC는 제재방법과 수준을 결정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60일 내에 제재조치 발동 여부를 결정한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캐스팅 보드를 쥐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보호무역주의 확산은 국제사회의 필요에 의해 저지될 것으로 확신한다'는 희망 섞인 전망으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은 '기회 또는 재앙'을 결정할 중요한 기로라 평가된다. 우리에겐 중국과 같는 '맞대응 카드'가 없다. 자존심만 세우다가는 이득은 커녕 무역 보복만 맞을 수 있다는 뜻이다. 기업 역시 제품 경쟁력과 수출 다변화 등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 보호무역주의에 휘둘리지 않을 제품 경쟁력이 최고의 무역정책이란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정부와 기업은 지금이야 말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 최고의 순간이란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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