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가격대로 놓고 보면 옵션은 그랜저 IG가 우세연비·주행성능은 캠리가 앞선다는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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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장모씨(60)는 요즘 고민에 빠졌다. 차를 바꿀 시기가 돼 그랜저 IG 하이브리드로 마음을 먹고 있는 찰나 토요타에서 8세대 뉴 캠리 하이브리드를 출시했기 때문이다. 가격과 옵션 측면에서는 그랜저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풀체인지 된 캠리의 주행성능이 만만찮다. 게다가 옵션도 웬만한건 다 갖춰 그랜저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 장모씨는 결국 다시 한번 그랜저를 시승해보고 어떤 모델을 살 지 결정하기로 했다.  

     

    국내 중형세단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흥행가도를 이어가는 현대차에 막강한 경쟁자가 나타났다. 토요타가 최근 풀체인지된 캠리 하이브리드를 출시하면서다. 비슷한 가격대의 중형세단 하이브리드라는 점에서 향후 두 모델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토요타는 지난달 19일 디자인, 안전성, 주행성능을 개선한 8세대 뉴 캠리를 선보였다. 3년만에 풀체인지된 모델을 내놓으며 내년 판매목표를 5500대로 잡았다.

    중형세단 하이브리드 시장을 이끌어 왔던 그랜저IG 하이브리드는 캠리의 등장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일부 현대차 영업사원들은 직접 토요타 매장을 방문해, 캠리 하이브리드의 경쟁력에 대해 확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가 이번 캠리의 등장에 얼마나 신경을 쓰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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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모델의 기본 가격은 차이가 있다. 캠리 하이브리드는 단일모델로 4250만원에 책정됐다. 그랜저 IG 하이브리드 기본 가격은 3683만원으로, 이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그랜저 하이브리드에 몇몇 옵션을 더해 캠리와 비슷한 가격으로 맞추면, 옵션에서는 그랜저가 낫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에 출시된 캠리 하이브리드는 풀체인지된 모델임에도 후측방경고시스템, 헤드업디스플레이 기능 등이 빠졌다.

    그럼에도 '차선이탈 경고시스템,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 긴급 제동 보조 시스템 등이 적용돼 기본적인 편의사양은 갖췄다는 평가다. 그랜저 하이브리드 모델은 115만원을 추가해서 하는 JBL 오디오 시스템도 캠리에는 기본으로 들어있다.

    주행성능은 캠리 하이브리가 우위에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현대차가 하이브리드 시장에 뛰어들며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정통 강자인 토요타를 따라잡기에는 아직 무리라는 시각도 있다.

    이를 증명이나 하듯 두 모델은 최고출력부터 차이가 난다. 캠리 하이브리드는 211마력으로 동급 최고 수준이나 그랜저는 159마력에 그친다. 공인연비 역시 캠리 하이브리드가 16.7 km/L로 그랜저(16.2 km/L)에 비해 우위에 있다.

    현대차는 캠리와 그랜저를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차체 크기부터 차이가 나고, 동급 사양이 아니라 이유에서다. 오히려 쏘나타의 경쟁모델이라고 주장하지만 시장은 그랜저와 비교하는 모습이다.

    실제 토요타 매장에서도 캠리 하이브리드, 그랜저 IG 하이브리드를 같은 선상에 놓고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풀체인지된 캠리 하이브리드가 매력적인 가격대로 나오면서, 중형세단 하이브리드 시장의 판도가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이달 판매 실적을 보면 그랜저가 이번 캠리 출시로 얼마만큼 영향을 받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