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사퇴·연임 도전·임기만료 등 사유 제각각수장 교체시 금융사 중장기 전략 큰 변화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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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을 앞두고 국내 은행 최고경영자(CEO)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빠르면 이달부터 내년 초까지 총 6명의 CEO가 교체 혹은 연임을 앞두고 있다.

최근 채용비리 의혹으로 직접 사의를 밝힌 이광구 우리은행장부터 재연임에 도전하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임기만료를 앞둔 은행장 등 교체 사유도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올해 초에 이어 연말 다시 한 번 행장추천위원회(행추위)를 가동할 예정이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우리은행 신입행원 채용 비리 의혹이 불거진 뒤 이광구 행장이 자진 사퇴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이광구 행장이 연임에 성공한지 불과 7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함으로써 결국 우리은행은 연말 또 다시 수장을 뽑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현재 예보 잔여지분 매각과 금융지주사 전환 등 해결 과제들이 산적한 가운데 향후 행장 교체 이후 우리은행의 중장기 전략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내년 초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연임 도전 여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 하나금융지주를 이끌고 있는 김 회장은 재임 기간 동안 KEB하나은행 통합은행 출범, 을지로 신사옥 시대 개막 등 가시적인 성과를 이룬 바 있다.

다만, 최근 은행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 노동조합이 김 회장의 연임 반대를 외치고 있어 향후 하나금융지주 회장 인선 관련 변수가 예상된다.

또한, 올해 연말과 내년 초 은행장들의 정식임기가 끝나는 농협·한국SC·경남은행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경섭 농협은행장은 지난해 부실채권정리(빅배스)로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던 실적을 흑자 전환시키며 연임 청신호가 켜지는 분위기다.

지금까지 농협은행장 연임 사례가 없었지만 지난 4월 김용환 회장이 1년 더 농협을 이끌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은 점을 감안해볼 때, 이경섭 행장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최근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한국SC은행의 박종복 행장 연임 여부도 관심사다. 올해 상반기 1942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전년 동기 대비 무려 두 배가 넘는 실적 개선을 이끌어냈다.

  • 박 행장은 취임 이후 유통사인 신세계·이마트와 손잡고 ‘뱅크데스크’를 론칭하며 영업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지점을 선보이는 등 금융업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고자 노력해왔다.

    주로 외국계 은행들이 정치권 등 외풍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적고, 해외 본사 경영방침에 벗어나지 않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박 행장의 집권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반면, 올해 CEO 리스크를 겪은 BNK금융지주 산하 경남은행의 경우 향후 진행될 CEO 인선 작업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손교덕 경남은행장은 올해 초 1년 연임에 성공하며 내년 3월까지 경남은행을 이끌게 됐다. 

    하지만 올해 초 성세환 전 회장 사임 이후 김지완 회장, 빈대인 부산은행장 등 수장 교체가 대거 이뤄졌다.

    금융지주와 주요 계열사 CEO가 모두 바뀐 상황에서 손 행장이 다시 한 번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분위기다. 

    빠르면 오는 12월이나 내년 1월부터 차기 행장 선임을 위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구성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손 행장의 거취도 그쯤 결정될 전망이다.

    또한, 차기 은행연합회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은행연합회는 오는 30일 임기 만료를 앞둔 하영구 회장 후임 선출을 위한 이사회를 준비 중이다.

    은행연합회는 이달 중순 이사회를 열고 후보 추천을 받아 숏리스트를 추릴 계획이다. 만약 동일 후보가 거론되거나 후보군이 많지 않다면 최종후보가 빠른 시일 내 발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 조직 안정을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연임에 성공한 은행장들이 많았는데 지난 5월 정권 교체 이후 각종 풍파를 겪고 있다"며 "연말 금융권이 어수선한 가운데 급작스러운 수장 교체로 경영 전반적으로 타격을 받을지 걱정"이라며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