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장관-식약처장 생동성시험 발언' 2라운드…환자 "특정 직능 대변"

약사단체 복지장관 공격에 환자단체 '역공'…임상 현장에서는 "모두 맞는 말"

김민아 기자 프로필보기 | 최종편집 2017.11.14 16:5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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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능후 보건복지장관(오른쪽), 류영진 식약처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표적항암제 '글리벡'에 대한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양 기관 수장들의 '생물학적동등성' 발언 여파가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14일 한국백혈병환우회와 한국GIST환우회는 지난 13일부터 매일 오전 8~9시 오송 식약처 정문 앞에서 류영진 처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무기한 1인 릴레이시위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환자단체들은 식약처 앞 피켓시위를 통해 "류영진 처장의 발언은 글리벡을 복용하는 6000여명의 암환자들의 생명과 인권보다 약사 직능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것처럼 비춰질 우려가 있다"며 "약사직능을 위해 일하는 사람은 식약처의 수장으로 옳지 않다"고 퇴진을 요구했다.


환자단체가 반발하는 이유는 지난 31일 국정감사장에서의 박능후 복지부 장관과 류영진 식약처장 발언이 시발점이다.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은 정의당 윤소하 의원이 한국노바티스 리베이트 사건과 관련 글리벡 과징금 처분과 관련 정부의 입장을 묻자 "식약처는 성분에 대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보지만 복지부는 (오리지널과 제네릭 간) 개별적으로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제네릭) 비복용자가 약을 (제네릭으로) 바꾸면 동일 성분이라도 다르게 발현될 수 있다는 것을 얘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류영진 식약처장도 즉각 발언권을 요청해 "동일성분 약제(제네릭)의 경우 생동성시험을 통과하면 해당 약제는 '같다'고 보는 것이 식약처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의 발언은 대체조제 활성화와 성분명처방 전환을 숙원하는 약사사회로부터 공분을 샀다.


약사 단체를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값이 싼 제네릭의약품을 오리지널약 대신 대체해 조제하는 '대체조제' 활성화 요구가 높아왔는데, 박 장관의 발언으로 약사들은 박 장관의 발언이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모습이다.


약사단체들은 "제네릭에 대한 국민불신 조장과 정부에서 장려하는 대체조제를 부정하고 오히려 비싼 오리지널의 복용을 부채질하는 꼴"이라면서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제네릭 의약품의 기준과 의미를 부정했을 뿐만 아니라 국내 의약품 허가를 책임지고 있는 식약처와 상충된 의견을 냄으로써 국민들과 일선 보건의료인들에게 혼란을 불러일으켰다"며 비판했다


반대로 류 처장의 발언은 글리벡 행정처분이 내려질 당시 안전성 등 측면에서 글리벡 처방받던 환자에게 대체약제를 중도 전환 처방해선 안 된다고 주장해온 환자단체를 들쑤신 꼴이 됐다.


백혈병환우회 안기종 대표는 "글리벡 제네릭 처방 자체가 문제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글리벡으로 잘 치료받던 환자가 제네릭으로 전환했을 때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음에도 식약처장이 이같은 견해를 밝히는 것은 환자보다 대체조제와 성분명처방을 강조하는 약사 직능을 의식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글리벡을 치료하다가 다른 대체약제로 전환한 환자에게서 설사, 속쓰림 또는 기절하는 부작용이 발생한 보훈병원 치료 사례도 있다"면서 "식약처장이 내놓은 입장은 생동성 시험에 대한 원론적인 입장일 뿐, 대체제로 강제 전환 시 환자에게 아무런 피해가 없다고 단정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혈중농도의 차이가 환자 생명에 영향을 주는 항암제와 호르몬제 등 일부 약제의 대체약 허가 시 별도의 검증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안기종 대표 ⓒ한국백혈병환우회

안 대표는 "표적항암제인 글리벡과 이식 환자에게 사용되는 면역억제제를 처음부터가 아닌 장기간 복용으로 효능이나 부작용이 안정화된 이후에 임의로 동일 성분의 다른 약으로 바꾸어 복용해도 효과성 및 안전성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지에 관한 임상적 견해를 요청할 예정"이라면서 "국회 토론회 등을 통해 이번 문제를 공론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복지부 장관과 식약처장 발언에 대해 임상현장에서는 쉽게 판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강북삼성병원 혈액종양내과 오석중 교수는 "원론적으로 복지부 장관과 식약처장의 발언은 모두 맞로, 쉽게 판단할 수 없다"면서 "약을 교체하면 환자가 고생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대체약이 글리벡에 비해 효능이 떨어진다는 일부 데이터는 후진국 사례이기 때문에 우리 상황과는 좀 다르다"고 말했다.


다만 오 교수는 "항암제 등 일부 약제에 한해 추가 검증하는 장치를 도입하는 것이 원론적으로 필요하다"면서 "다만 약마다 허가사항을 달리하도록 하는 것이 식약처 입장에서는 결정이 쉽지 않은 부분일 것"이라고 전했다.


경북대 윤리교육과 정창록 교수는 최근 '글리벡 급여정지를 둘러싼 찬반논쟁에 대한 비판적 고찰' 논문을 통해 "부작용의 가능성이 없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충분한 임상결과가 나오지 않는 한 그 약의 소비자인 환자의 의견과 선택권은 최대한으로 보장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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