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으로만 '공공성' 강조… 국토·기재부, 年 2천억 벽지노선 손실액 코레일에 떠밀어

지난해 셀프삭감 유지한 채 기재부 삭감액만 복원 신청
기재부, 증액요구 대부분 수용… 국회 증액 가능성과도 대조

임정환 기자 프로필보기 | 최종편집 2017.11.14 16: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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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열차.ⓒ연합뉴스


국토교통부가 벽지노선 운행 등을 위한 철도부문 공익서비스(PSO) 예산 확보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는 내년 예산 편성과정에서 지난해 셀프삭감한 예산은 그대로 둔 채 재정 당국이 감액한 만큼만 되살려 예산을 신청했다. 기획재정부는 국토부 증액 요구를 대부분 수용한 상태다.

정부와 재정 당국이 철도 공공성 강화를 위해 정책보조를 맞추는 모습인데 정작 주무 부처가 삐딱선을 타는 모양새다.

14일 국토부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찬우 의원에 따르면 내년 정부 예산안 중 철도부문 PSO 보상예산은 3238억원으로 짜졌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요청한 손실보상액 4702억원의 68.9% 수준이다. 7개 벽지 노선의 경우는 코레일이 2177억원을 요청했으나 74.1%인 1613억원만 반영됐다.

코레일은 철도산업발전기본법에 따라 노인·장애인에 대한 무임운송·운임할인과 함께 수요가 적은 벽지 노선을 운영하고 발생하는 손실에 대해 정부로부터 PSO 비용을 보상받아왔다.

2015년 코레일의 벽지 노선 손실액은 총 2175억원이다.

국토부와 기재부는 코레일의 방만 경영 등을 이유로 올해 PSO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올해 PSO 보상예산은 2962억원이다. 지난해 3509억원보다 547억원 줄었다. 벽지 노선 손실보상액은 지난해 2111억원에서 1461억원으로 650억원이나 삭감됐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철도 공공성 강화가 이슈로 떠오르면서 PSO 예산 증액이 예견됐다.

박 의원은 지난달 국토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코레일의 벽지 노선 운영에 따른 영업손실액이 지난해 기준 2308억원"이라며 "현 정부가 정책적 선심을 쓰기 이전에 PSO 보상을 현실화하는 게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국토부가 내년 예산을 신청하며 지난해 기재부가 쳐낸 예산을 되살렸지만, 정작 국토부가 셀프삭감한 부분은 내버려 뒀다는 점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내년 정부 예산안은 올해보다 조금 증액되는 것으로 짜졌다"며 "국토부는 올해와 거의 비슷하게 예산을 올렸고, 기재부가 (국토부) 증액 요구의 90% 이상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지난해 기재부에 벽지 노선 손실보상액 1810억원을 신청하면서 301억원을 자진 삭감해 올렸다. 이후 기재부는 349억원을 추가로 삭감해 총삭감액 규모가 650억원으로 늘었다.

기재부가 심사에 착수하기도 전에 국토부가 자진해서 절반쯤을 삭감해 신청한 것이다.

국토부 설명대로면 기재부는 정부 정책에 보조를 맞추려고 PSO 증액 요구 대부분을 수용, 지난해 삭감한 예산 복원에 적극 나선 반면 주무 부처인 국토부는 셀프삭감한 예산을 되살리는 데 미온적인 것으로 해석된다.

PSO 예산 증액은 주무 부처가 아니라 국회에 의해 증액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국토부 관계자는 "칼자루는 국회 예산결산위원회가 쥐고 있지만, 상임위에서 PSO 예산 증액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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