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책임 넘어 도의적 책임도 본사의 몫 고민해봐야

[취재수첩] 하나투어, 고객의 믿음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지나요?

하나투어 대리점주, 고객 1천여명 여행비 횡령 후 '먹튀'
업계 "하나투어 시스템 허술, 피해 고객 본사가 보상해야"

김수경 기자 프로필보기 | 최종편집 2017.11.15 11: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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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투어



국내 출국자 중 20% 이상을 책임지는 국내 최대 여행사 하나투어가 유례없는 '대리점 먹튀' 사건에 휘말렸다. 오랜 기간 하나투어 대리점을 운영해 온 점주 임 모씨가 고객들의 여행비를 횡령해 도주한 것.

현재까지 밝혀진 피해 금액만 1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며 피해자는 1000여명에 육박한다. 경찰은 임 모씨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지만 피해 고객들은 돈과 여행 모두 날리게 된 상황에 처했다. 

일부 소규모 허니문 여행사가 고객들의 여행비를 갖고 달아나는 경우가 간혹 있었지만 국내 최대 여행사인 하나투어에서 이같은 대규모 먹튀 사건이 벌어지자 여행 업계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업계 1위 브랜드의 위신에 금이 간 것은 물론 국내 여행업계 전반에 부정적 인식이 퍼질까 우려되기 때문이다.

하나투어는 사건이 터진 직후 비상대응팀을 꾸려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피해 고객들 전체에 대한 보상을 본사가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법적으로는 하나투어를 통해 예약한 사실이 확인되거나 예약금을 하나투어 법인 계좌로 보낸 고객에 한해서만 보상이 가능하지만 임 씨 개인 계좌로 입금된 금액에 대해서도 본사가 모두 책임을 지기로 한 것. 

여행업계 관계자는 "하나투어 간판을 달고 운영한 대리점에서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본사의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업계 1위인 하나투어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을 보니 명성에 걸맞지 않게 시스템이 너무 허술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는 의견을 전했다. 

하나투어는 이번 사건 이후 재발 방지를 위한 프로세스를 구축한다고 밝혔지만 뒤늦게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지적을 피해갈 수 없게 됐다.

지난달 해킹으로 인해 하나투어 고객 개인정보 100만 건이 유출된 것으로 밝혀졌을 때도 고객들의 신뢰에는 이미 금이 갔다.

지난 2016년 하나투어 패키지 상품으로 인도네시아 여행을 하던 소비자가 사망했음에도 본사가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여 뭇매를 맞은 적이 있다. 당시 하나투어 측은 
사고 직후 피해자들의 병원 예치금 납부를 거절해 입원이 늦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5월 법원은 피해자의 손을 들어주면서 하나투어가 유가족에게 1억여 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소비자들이 소규모 여행사가 아닌 하나투어를 찾는 것은 본사에 대한 믿음과 신뢰 때문 아닐까. 1년에 한 두 번 주어지는 소중한 여행 기회에 대한 일종의 보험금 개념으로 소비자들은 믿을 수 있는 '하나투어'라는 브랜드를 선택했을 것이다. 

업계 1위로서 고객들의 믿음에 대한 책임을 회피할수 없다는 교훈을 앞으로 잊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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