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4일 본격 영업 돌입
  • 국내 엘리베이터(승강기) 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히타치(HITACHI)엘리베이터코리아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히타치엘리베이터코리아는 미쓰비시, 도시바와 함께 일본 3대 엘리베이터 생산업체로 꼽히는 히타치제작소그룹이 지난 6월 설립한 한국법인이다. 자본금은 43억2000만원으로 일본인 가타야마 쓰네아키 씨와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 출신의 송승봉 씨가 공동 대표를 맡았다. 본사는 서울 도곡동 캠코양재타워에 터를 잡았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히타치엘리베이터코리아는 다음달 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본격적인 국내 영업 돌입을 공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히타치엘리베이터코리아 측은 사업전략과 목표, 국내 공장 설립여부 등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히타치가 국내 시장에 진출한 이유는 최근들어 초고층빌딩들이 많이 세워지고 시장 규모도 3조원대로 커지면서 글로벌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뒤쳐질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만큼 국내 시장을 놓고 벌이는 업체간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엘리베이터 시장은 1984년 설립된 현대엘리베이터가 1위 사업자로, 지난 6월말 기준 시장점유율 43.1%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에 이어 업계 2위는 독일계 티센크루프 엘리베이터(25.9%), 3위는 미국계 오티스 엘리베이터(11.7%)다.

     

    히타치의 최대 강점은 초고속 엘리베이터 기술력이다.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지난 6월엔 중국 광저우시에 위치한 지상 111층, 530m 짜리 빌딩인 CTF파이낸스센터에 초속 21m의 세계 최고속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히타치의 한국 시장 진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70년대 오티스엘리베이터의 전신인 LG산전과 기술제휴를 맺으면서 서울 여의도 63빌딩에 국내 최초로 초고층 엘리베이터를 공급한 바 있다.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의 엘리베이터도 히타치가 설치한 것이다. 그러다 1999년 LG산전의 엘리베이터사업부문이 오티스에 매각되면서 국내 시장에서 철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도시 인구밀도가 높은 한국은 매년 엘리베이터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 글로벌 업체들에겐 아주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고속 승강기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확보한 히타치가 국내에 본격 진출하면서 수주 각축전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