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5.4 지진 직후 포항지역 고사장 피해 잇따라, 자연재해 일정 변경 처음
  • ▲ 15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018학년도 수능 일정 연기 발표를 하고 있다. 이번 결정으로 16일 예정된 수능은 23일 치러진다. ⓒ연합뉴스
    ▲ 15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018학년도 수능 일정 연기 발표를 하고 있다. 이번 결정으로 16일 예정된 수능은 23일 치러진다. ⓒ연합뉴스


    1993년 대학수학능력시험 제도 도입 후, 사상 처음으로 자연재해로 인해 수능 일정이 연기됐다.


    15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수능 긴급 브리핑에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6일 시행되는 2018학년도 수능은 일주일 뒤인 23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북 포항에서 이날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 직후 교육부는 전국적인 피해가 아닌 상황에서 일정대로 수능을 치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지진이 발생한 포항 지역 14개 고사장 가운데 다수 시험장의 건물에 금이 가는 등 피해가 보고되면서 결국 일정을 변경했다.

    이번 수능 연기와 관련해 교육부는 수능시험 비상대책본부를 운영, 수능 시행 연기에 따른 대책을 수립·시행한다는 계획이다.

    김 부총리는 "포항 지역 수능 시험장 중 다수 건물에 균열이 발생했고 예비시험장에도 일부 균열이 발생하는 등 각종 피해가 보고되고 있다. 행정안전부, 경북교육청은 수능 시험 일정 연기를 건의했다 지난해 발생한 경주 지진의 경우, 지진 발생 다음달 46회 여진이 발생한 점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협의를 거쳐 대입 전형 일정을 조정해 대입 전형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1993년(1994학년도) 수능 제도가 도입된 후 자연재해로 시험 일정이 연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APEC) 정상회의, 2010년 G20 정상회담으로 수능 일정이 연기된 바 있지만 연초에 발표돼 혼란을 겪지 않았다.

    이번 지진 피해로 수능 일정이 연기되면서 시험장 장소도 부정행위 등을 방지하기 위해 변경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부총리는 "이번 결정은 수험생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내린 힘든 결정이다. 1주일 동안 컨디션 조절을 잘 해 안정적인 수능 준비를 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교육부는 수능연기 결정 과정에서 오락가락 혼선을 빚어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지진 대응지침을 수립한 교육부는 진도 5 이상의 경우 학생들을 대피시켰다가 추후 다시 시험을 치르도록 할 계획을 세운 바 있다. 그러나 같은 강도라고 해도 학생마다 느끼는 감도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지침을 발표하지 못했다.


    이번 포항 지진도 진도 5 이상이었지만 교육부는 일정대로 시험을 치르겠다고 밝혔다가 포항지역의 피해상황을 보고받은 뒤 부랴부랴 1주일 연기를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