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자구안 수립 이후 총 9200명 인력 감축인력 추가 감축시 내후년 인력 부족 사태 생길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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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빅3가 인력 감축을 놓고 거듭 고민하고 있다. 현재 일감부족에 따라 자구안대로 인력을 지속적으로 감축한다면, 올해 수주한 물량이 본격 건조에 들어가는 내년말에는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자구안을 착실히 이행해오며 적지 않은 인력을 감축했다는 점도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수주 상황에 따라 인력 감축안을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구안 수립 이후 국내 조선 3사가 지금까지 감축한 인력이 약 92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중공업은 3500명 가까이 줄이며, 조선 3사 중 가장 많은 인력을 감축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각각 약 2700명, 3000명을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조선 빅3는 지난해 수주절벽에 따라 자구안을 수립하며 뼈를 깎는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해 왔다. 올 들어 일감부족이 현실화되면서 대우조선부터 순환 휴직에 돌입했고 현재는 조선 3사 모두 시행 중에 있다.

    문제는 현재의 일감부족 사태가 내년, 내후년에는 해소될 기미가 보인다는 점이다. 올 초부터 선박 발주량이 늘어나면서, 삼성중공업은 일찌감치 올해 수주목표를 달성했다. 현대중공업 역시 90%에 가까운 달성률을 보이고 있어, 올 연말까지는 무난하게 채울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56%의 수주달성률을 보여, 3사 중 유일하게 목표 달성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내년 전망은 올해보다 더 밝다. 국제해사기구(IMO)가 2020년부터 선박관련 환경 규제를 강화하기로 해 LNG연료선ㆍ운반선 등 친환경선박 발주가 조기에 이뤄질 수 있어서다. 현재 중국의 저가 수주에 밀리고 있는 국내 조선사들은 내년부터 나오기 시작할 친환경선박 수주에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구안대로 인력 감축을 시행하는게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빅3 중 수주잔량이 제일 많은 대우조선은 더 이상 인력을 줄이면 훗날 선박 건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우조선해양은 2020년까지 인력을 9000명대로 줄이겠다는 자구목표를 세운 바 있다. 올 9월말 기준으로 대우조선해양 임직원은 1만269명으로 집계됐다. 자구목표대로라면 아직까지 1000명에 달하는 인력을 더 감축해야 한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인력감축은 노사협의를 거쳐야 하는 사안이라 대단히 민감하다"며 "생산직과 사무직 모두 줄일만큼 줄인 상태라 더 이상 줄인다면 선박 건조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중공업 역시 자구안에 따라 약 2000여명을 더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수주전망에 맞게 인력 감축 목표를 세웠다고는 하나 이미 3000명을 줄여, 추가 감축에는 부담이 있다.

    현대중공업은 자구안 수립 시 인력 감축 목표를 세우지 않았다. 노사대립 구도가 워낙 첨예한 기업이라, 무리하게 인력 감축을 시도했다간 더 큰 파행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회사 관계자는 "일감부족으로 유휴 인력이 생겨 순환 휴직을 시행 중이다"며 "추가적인 인력 감축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