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새 '2배' 급증… "저금리 속 단기 부동자금 갈것 없어""정부 '통화완화-유동성 확대' 정책, 실물경기 회복 이어지지 않아"
  • ▲ 자료사진. ⓒ뉴데일리DB
    ▲ 자료사진. ⓒ뉴데일리DB


    가계가 쌓아둔 현금인 '장롱예금'이 올해 2분기 7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 수치다.

    최저금리 인하와 돈 풀기 정책이 이어지면서 돈은 늘었지만, 불확실한 경제환경이 이어짐에 따라 현금을 묶어두는 것으로 보인다.

    19일 한국은행의 '2017년 2분기 자금순환 동향'에 따르면 올 2분기 가계 및 비영리단체 현금자산은 71조7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62조3000억원)과 비교해 1년새 9조4000억원(15.1%) 늘어난 셈이다.

    가계가 보유한 전체 금융자산은 같은 기간 7.2% 늘어난 것을 감안할 때 현금 자산은 빠르게 증가했다. 지난 2013년과 비교하면 4년새 2배 가량 뛰었다.

    가계의 장롱예금이 늘어난 것은 '투자 대기성' 자금인 단기 부동자금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단기 부동자금은 2분기 1040조원을 넘었다. 이는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자금이 쌓였다는 의미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계속되자 가계 역시 불확실한 곳에 투자하기보다 안전한 현금을 확보하고 있는 모양새다. 일본의 경우는 장롱예금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소비는 줄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소비 감소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부진한 내수 경기와 고령화 영향으로 소비가 급격히 줄고 있다.

    실제 현대경제연구원이 소비지출 특징을 분석한 보고서를 보면 가계 소비의 연평균 증가율은 2005~2010년 4.1%에서 2011~2016년 1.3%로 2.8% 하락했다. 또 같은 기간 민간 소비 연평균 증가율도 3.1%에서 2.0%로 둔화됐다. 

    결국 투자나 소비가 줄어들며 자금이 고스란히 가계 장롱예금으로 쌓이게 된 만큼 경기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현금 자산은 늘고, 소비는 줄어드는 경향이 유지된다는 뜻이다.

    지금과 같이 돈이 돌지 않는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우리 경제에는 안좋은 영향이 미친다. 자금줄이 막힘에 따라 투자는 위축되고 경제 회복세도 발목이 잡힐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통화완화 정책과 시중의 유동성 확대가 이어지고 있지만 실물경기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선순환을 위한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통화정책 변화와 함께 부동자금의 유입을 이끌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