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해상도-대형화' 등 프리미엄 강화, 40인치 이하 비중 대폭 축소"올 4160만대 그칠 듯… '수익성-판매량' 유지 대비책 절실"
  • ▲ 삼성전자의 올해 TV 판매량은 4160만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보다 580만대 줄어든 수치다. ⓒ삼성전자
    ▲ 삼성전자의 올해 TV 판매량은 4160만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보다 580만대 줄어든 수치다.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저가형 TV 시장에 대한 구조조정과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함에 따라 올해 판매량이 전년 대비 500만대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이에 따라 판매량과 함께 수익성을 유지할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3분기 누적 TV 판매량은 286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3273만3000만대)과 비교해 413만대 줄었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 1013만8000대의 TV를 판매하며 글로벌 TV 출하량(5500만대) 18%를 견인했다. 

    삼성전자의 4분기 TV 판매량은 1300만대로 점쳐진다. 이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전무는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 TV사업에서 약 1000만대 판매를 기록했다. 4분기의 경우 판매량이 30% 중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예상대로 1300만대가 판매될 경우 올해 전체 판매량은 4160만대가 된다. 이는 지난해(4742만8000대)보다 580만대 줄어든 수치다. 2010년(4020만9000대) 이후 가장 적은 판매량이다.

    삼성전자는 연평균 4700만대의 TV를 판매하고 있다. 2006년 판매량 1500만대로 글로벌 TV 1위에 오른 삼성전자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2010년 4000만대 판매를 돌파했으며, 2014년 UHD TV의 보급에 힘입어 5506만6000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하향세에 접어들며 4000만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TV 판매량이 감소한 이유는 성숙기에 접어든 글로벌 TV 시장에서 찾을 수 있다. TV산업은 1926년 흑백 TV가 발명된 후 기술 발전을 통해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LCD 보급으로 정점에 도달한 TV 시장은 2014년 2억2800만대까지 늘어났지만 이후 하향세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2억2270만대를 기록했던 전체 TV 수요는 올해 2억2190만대 수준으로 소폭 줄어들며 연착륙을 기록하고 있다.

    매년 두 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는 OLED TV도 삼성전자의 발목을 잡고 있다. 삼성전자가 주력하는 LCD TV는 여전히 전체 수요의 99%를 점유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70만대(전체 수요의 0.4%) 수준에 불과했던 OLED TV가 올해 170만대, 내년 250~280만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삼성전자의 어깨를 무겁게 한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고해상도·대형화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QLED TV 등 프리미엄 라인업을 앞세워 수익성을 제고하겠다는 의지다. 실제 40인치 FHD급 이하 제품의 판매비중은 기존 50%에서 10%p 넘게 줄어들었다. 특히 수익성이 낮은 32인치 이하 저가 TV의 판매를 크게 축소하고 있다. 판매량이 다소 줄어들더라도 프리미엄 라인업을 넓혀 수익성을 높이겠단 전략이다.

    다만 이같은 전략은 연간 생산능력(5230만대)을 감안할 때 다양한 허점을 갖고 있다. 전문가들이 적정 수준의 판매량을 유지해야한다고 조언하는 것도 같은 배경을 근거로 한다. 실제 생산능력에 맞는 판매량을 유지하는 것은 프리미엄 라인업을 강화하는 것 만큼 중요하다. 제조업은 생산능력에 근접할수록 수익성이 극대화되는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삼성전자의 TV 판매량은 생산능력에 1000만대 이상 못미치고 있다. 이는 결코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며 "라인업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산능력에 맞는 판매량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1위 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또다른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