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기준 미청구공사 5%·매출채권 12% 감소부채비율 8%p·차입금의존도 7%p 줄이기 성공"감소세 이어지지만 절대적 수치 부담은 여전"
  • ▲ 아파트 건설 현장. ⓒ성재용 기자
    ▲ 아파트 건설 현장. ⓒ성재용 기자


    최근 몇년간 주택경기 호조에 따른 이익성장률로 현금흐름이 개선된 대형건설사들이 '리스크 감소'와 '빚 줄이기'에 나서면서 재무구조가 한층 건전해졌다. △주택경기 침체 △SOC예산 감축 △해외 발주시장 불투명 등으로 내년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가운데 선제적 대응을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전년대비 감소세는 두드러지지만 절대적 수치가 낮은 수준이 아니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20일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시공능력평가 상위 11개 건설사의 미청구공사액은 모두 12조원 규모로 지난해 3분기 11조원보다 5.40% 감소했다. 1분기 14.0%, 2분기 9.81% 각각 줄어든데 이어 3분기에도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올 들어 전년대비 감소세가 계속됐다.

    기업별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8895억원에서 4364억원으로 50.9% 줄이면서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어 △대우건설 -23.8% △삼성물산 -15.9% △GS건설 -10.5% 등이 미청구공사액을 줄였다.

    미청구공사액과 함께 또 다른 잠재 리스크로 지목되는 매출채권도 감소세다.

    11개사 매출채권은 총 14조원 규모로 지난해 3분기 16조원보다 12.5% 감소했다. 매출채권 역시 전분기 -5.36%에 이어 감소세가 이어졌다.

    매각 이슈를 앞둔 대우건설이 매출채권에서도 높은 감소율을 기록했다. 대우건설의 지난해 3분기 매출채권은 3조원 규모였으나, 올 3분기에는 9541억원 수준으로 크게 낮췄다.

    이어 △롯데건설 31.9% △한화건설 21.1% △현대ENG 11.8% △SK건설 7.28% △대림산업 5.41% △포스코건설 2.58% 등이 전년대비 하락했다.

    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지난 몇년간 미청구공사와 매출채권의 손실화로 일부 기업이 어닝쇼크를 기록하는 등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다보니 건설사 입장에서도 적극적으로 관리할 수밖에 없었다"며 "특히나 내년 이후 국내 주택을 비롯한 건설경기의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11개사는 잠재 리스크 축소뿐만 아니라 '빚 탕감'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평균 부채비율은 126%로 지난해 3분기 135%에 비해 8.55%p 낮췄다.

    현대엔지니어링이 112%에서 89.7%로 22.5%p 감소하면서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한 가운데 △삼성물산 21.8%p △현대건설 21.3%p △SK건설 11.5%p 등이 전년대비 부채비율을 낮추는데 성공했다.

    그러면서 차입금의존도도 자연스럽게 낮아졌다. 11개사 평균 의존도는 지난해 3분기 34.7%에서 올해 27.1%로 7.63%p 줄어들었다.

    GS건설이 76.8%에서 57.1%로 19.7%p 줄이면서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으며 △현대ENG(-2.81%p) △삼성물산(7.18%p) △현대건설(5.86%p) △SK건설(-18.6%p) 등도 부채비율 감축에 성공했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최근 이어진 주택경기 호황에 따른 영업성과 개선으로 차입금의존도 및 부채비율을 줄이는 등 재무구조 건전화에 건설사들이 나선 것"이라며 "앞으로 다가올 불황 때문일 수도 있지만, 재무건전화 차원에서 조치로도 풀이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리스크 감소에도 매출액 대비 매출채권 비중은 여전히 과도한 편이다.

    통상적으로 이 비중이 25~30%를 넘으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간주되고, 회수하기 어려운 채무도 그만큼 많아졌다는 뜻이라서 신용위험도가 높아진다.

    지난해보다 매출액 대비 매출채권 비중이 52.6%에서 42.4%로 10.2%p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미청구공사 역시 매출액 비중이 34.3%로 안심할 수준은 아니다.

    신용평가업계 한 관계자는 "높은 매출채권 비중으로 운전자금 해소 여부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내년 건설업계의 신용등급을 부정적으로 전망한다"며 "주요 건설업체가 매출채권이 많이 발생하는 해외사업장에서 준공 관리를 제대로 하는지, 추가 원가 발생 가능성은 없는지, 자금조달의 어려움은 어니 정도인지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