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세탁기 관련 4개 권고안 도출 예정… '삼성-LG' 긴장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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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CT)가 약 12시간 뒤 삼성·LG전자 세탁기에 적용할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권고안을 발표한다. ICT가 세이프가드 발동과 관련한 4가지 권고안을 도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가전업계는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ICT는 한국시간 기준으로 22일 오전 1시경,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 권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권고안의 경우 세탁기 세이프가드를 판정한 4명의 ICT 위원 모두가 각각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미국 정부가 국내 기업으로 인해 자국 제조업이 피해를 봤다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되면서 삼성과 LG도 권고안의 강도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위원들은 세이프가드 청원 당사자인 월풀의 "한국산 세탁기로 인해 자국 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는 주장을 만장일치로 수용한 바 있어 우려를 더하고 있다. 

    다만 ICT의 세이프가드 권고안 내용은 발표 당일에야 구체적인 확인이 가능해 쉽게 예단할 수 없는 실정이다. 더욱이 ICT는 준사법기관으로 접근이 어려워 한국정부와 업계도 상황을 주시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업계는 월풀이 ICT에 요청한 세탁기와 세탁기 부품에 50%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과 부품 수입에 할당량을 설정하는 내용이 권고안에 담길 수 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또 삼성과 LG가 제시한 저율관세할당(TRQ·일정 물량에 대해서만 낮은 관세를 매기고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는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 등의 내용도 포함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월풀이 요청한 일률적인 50% 관세 대신 글로벌 TRQ를 145만대로 설정, 초과 수입되는 세탁기에만 50% 관세를 부과하자는 내용이다.

    현재까지 ICT가 어떤 내용의 권고안을 내보일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하지만 지난달 열린 한국산 세탁기 세이프가드 공청회에서 삼성과 LG가 각각 사우스캐롤라이나주와 테네시주에 현지 공장을 세우고 있는 것을 강조한 점이 큰 변수로 꼽히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지 주지사와 장관 등 고위인사들도 세이프가드의 부당성을 주장한 것에 비춰볼 때 예상보다 권고안의 수위가 낮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정부 역시 세계무역기구(WTO) 세이프가드 이사회에서 문제를 제기하는가 하면 삼성과 LG의 세탁기 공장이 위치한 베트남에 공조를 요청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미국이 세이프가드를 발동할 경우 WTO 제소를 검토할 방침이다.

    한편 권고안이 도출된 후 ICT가 내달 4일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고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60일 내 세이프가드 종류와 발동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ICT의 권고안이 나온 직후 삼성과 LG를 비롯 국내 가전업계와 대응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