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단편적사실'만 앞세운 특검… "전후상황 고려해야"

이재용 항소심, 재벌 3세 논란 속 특검 '증거 신뢰도' 도마위
"협회 차원서 5천만원 지원… 추가 요청에 '형평성' 고려했을 뿐"

연찬모 기자 프로필보기 || 최종편집 2017.11.22 06: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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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기업 회장 아들의 갑질 만행이 논란이다. 난동의 당사자는 이전에도 비슷한 내용의 논란을 일으킨 바 있어 여론의 비난도 거세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 회장의 자녀로 알려진 김 모씨는 지난 9월 대형 로펌 소속 신입 변호사 친목모임에서 변호사의 뺨을 때리는 등의 갑질 횡포를 부렸다. 올 1월 술집 종업원 폭행과 함께 2010년에도 호텔 술집 여종업원을 추행한 사실이 재조명되면서 논란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그가 과거 승마 국가대표 선수로 활동했던 이력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을 비롯 광저우·인천 아시안게임 등에서 활약하며 승마계 유망주로 꼽혀온 것이다. 더욱이 '비선실세' 최순실의 딸 정유라와 동료로 활동한 바 있어 그의 이름과 활동내역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공판에서도 이미 수 차례 거론됐다.

이 부회장 등에 대한 항소심 공판에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삼성의 정유라 승마지원을 두고, 대통령과 합의에 따라 진행된 '대가성 지원'이라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변호인단은 삼성이 승마협회 회장사를 맡고 있던 만큼 올림픽 승마지원이 목적이었다는 주장이지만, 특검은 이를 부정하며 각종 증거들을 통해 혐의 입증에 나서는 중이다.

특검은 승마지원과 관련된 핵심 증거 중 하나로 승마협회 소속이던 김씨와 협회장직을 수행한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의 갈등 사례를 내놓은 바 있다.

지난 2일 열린 항소심 4차 공판에서는 해당 내용을 둘러싸고 양측의 치열한 공방이 오갔다. 특검은 김종찬 전 승마협회 전무의 진술조서 및 김 전 전무가 김씨와 주고 받은 문자메시지 등을 앞세워 삼성이 정씨를 제외한 선수들의 지원에 매우 소홀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김 전 전무의 진술조서에는 "김씨가 '박 전 사장이 건방진 놈'이라고 막말을 해 지원문제는 꺼내지도 못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두 사람간 문자에서 김씨는 '유일하게 출전권을 획득했는데 지원이 부족하다', '내가 왜 협회를 도와야 하는가', '승마협회가 무책임하고 역량이 부족하다' 등 불만 섞인 목소리를 드러냈다. 특검은 이 같은 내용들을 '삼성의 승마지원은 뇌물에 해당한다'는 주장의 근거로 삼고 있다.

진술조서와 문자메시지에서 드러난 김씨의 행동과 발언내용에 비춰볼 때 삼성이 말한 승마지원의 목적은 모두 허위이며, 단지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정씨만을 지원했다는 논리를 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특검의 주장은 단순히 제시된 자료에만 부합할 뿐 그간의 여러 정황을 고려하면 증거와 주장간의 연결고리는 금세 힘을 잃는다.

변호인단이 밝힌 바와 같이 협회는 김씨에게 5000만원 가량의 지원금을 집행했다. 김씨의 추가지원 요구에 대해선 그가 대기업 회장의 자녀라는 점과 선수들간 형평성 논란 등을 우려해 결정된 사항일 뿐 협회 차원의 지원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김씨가 언급한 박 전 사장과의 갈등의 경우 그의 안하무인격 태도가 원인이라는 점도 배제할 수 없다. 김 전 전무와의 문자메시지만 보더라도 그의 행실을 충분히 감안해 볼 수 있다. 변호인단에 따르면 승마계 내에서도 김씨에 대한 평판은 좋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난다. 최근 밝혀진 음주 논란을 비롯 일련의 사건들을 고려하면 이 같은 주장에 더욱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다.

현재 특검은 단편적 사실들을 토대로 추측 및 확대 해석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재판에서 제시되는 증거들은 그 내용의 신뢰성 여부가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

유죄를 입증해야하는 상황에서 관련 사실 하나하나가 유·무죄를 가를 핵심 증거로 인식될 수 있다. 다만 내용의 앞뒤 정황이나 관련자로 내세운 이들의 신뢰도가 확보돼야 비로소 증거로써의 의미를 갖게 된다.

앞서 언급한 사건들로 이 부회장 등 피고인들의 혐의를 가늠할 순 없지만, 제한된 사실들을 통해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려는 특검의 태도는 향후 재판 과정에서 지극히 배제돼야 한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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