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회장의 3남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 변호사 음주 폭행 사건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북창동 보복 폭행 사건으로 도덕성 타격
  • ▲ 왼쪽부터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한화그룹
    ▲ 왼쪽부터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한화그룹

     

    한화그룹 후계구도가 더욱 명확해졌다. 차남에 이어 3남까지 음주 폭행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서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의 경영권 승계는 사실상 확정되는 분위기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家 3세의 음주 폭행으로 한화그룹이 곤혹을 치르고 있지만, 경영권 승계 측면에서는 향후 혼란과 분란을 없애는 계기가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아들 3형제는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35세)를 중심으로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33세), 3남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29세)이 러닝메이트 역할을 해왔다.


    재벌 기업의 가장 큰 고민은 경영권 승계이다. 삼성그룹이 CJ, 신세계, 한솔 등으로 쪼개진 사례가 대표적이다. 롯데나 효성처럼 형제간 경영권 다툼으로 큰 어려움을 겪는 것도 남의 일 같지 않은 것이 한화의 속내다.

    경영권 승계를 위해서는 지분 확보가 관건이다. 아직까지 3형제가 눈에 띌만한 지분을 확보하지는 못했다. 그룹의 지주사 격인 (주)한화의 경우 장남인 김동관 전무가 4.44%를 보유한 반면, 차남 김동원 상무와 3남 김동선 팀장은 각각 1.67%를 갖고 있다. 둘째와 셋째를 똑같이 취급하고 있지만, 둘이 합쳐도 장남을 이길 수 없는 구조다. 다만 큰형을 견제할 수 있는 수준은 된다. 김승연 회장의 섬세한 경영철학이 반영된 지분 구조이다.
     
    또 3형제 소유의 한화S&C도 상황은 비슷하다. 김동관 전무가 50%를 보유한 최대주주이지만, 김동원 상무와 김동선 전 팀장이 25%씩 나눠 갖고 있다. 장남을 동생들과 명확하게 구분함으로써 후계구도에 대한 김 회장의 속내를 분명하게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한화S&C는 최근 물적분할을 하면서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벗어났다. 존속법인 에이치솔루션과 신설법인 한화S&C로 분할됐다. 신설법인에서 IT사업을 진행한다. 스틱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 컨소시엄에 한화S&C 지분 44.6%를 매각했다. 나머지 55.4%의 지분은 에이치솔루션이 갖고 있다. 에이치솔루션의 지분율은 김동관 전무가 50%, 김동원 상무와 김동선 전 팀장이 각각 25%를 보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동관 전무는 그룹의 신성장동력인 태양광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차분하게 경영능력을 입증해 가고 있다.


    반면 김동원 상무는 2007년 북창동 보복 폭행 사건의 발단을 초래했다. 2011년에는 교통사고를 낸 뒤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서 법원으로부터 벌금 700만원의 약식 명령을 받았다. 2014년에는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악물치료 강의 수강 명령을 받은 바 있다. 이후 자숙의 시간을 갖고 현재는 한화생명에서 근무 중이다.


    승마 선수로서 큰 활약을 펼친 김동선 전 팀장도 음주 폭행 사건으로 치명타를 입었다. 지난 9월말 종로구 소재 술집에서 김앤장 소속의 신입 변호사 10여명과 술자리를 하는 과정에서 막말과 폭행을 한 것이 지난 21일 뒤늦게 알려져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김 전 팀장은 올해 1월에도 술집에서 종업원을 폭행하고 순찰차를 파손하는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바 있다. 1년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 술에 취해 폭행과 갑질 언행을 일삼으면서 재벌 3세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하고 있다. 앞서 2010년에도 호텔 바에서 난동을 부리고 직원들을 폭행한 혐의도 있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의 경영권 승계는 무리없이 장남인 김동관 전무에게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도덕성과 윤리성이 재벌 총수 및 CEO 자질에 중요한 요건으로 부각되면서 둘째와 셋째는 사실상 후계구도 경쟁에서 제외될 수 밖에 없게 됐다는 얘기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지금 경영권 승계를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 인것 같다”며 “김동관 전무를 비롯한 3형제가 경영권을 물려받을 만큼 지분을 보유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누구한테 유리하고 불리하다는 자체가 적절치 않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