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기업 대비 공급부족 수요·공급 불균형 예상화곡·방화동 추천… 김포·부천으로 눈 돌리기도
  • 지난 10월 입주를 시작한 LG사이언스. 내후년까지 100여개 기업이 입주를 앞두고 있지만 마곡지구 내 주택부족으로 임직원들 집구하기가 녹록지 않아 보인다. = 이보배 기자
    ▲ 지난 10월 입주를 시작한 LG사이언스. 내후년까지 100여개 기업이 입주를 앞두고 있지만 마곡지구 내 주택부족으로 임직원들 집구하기가 녹록지 않아 보인다. = 이보배 기자


    서울 마지막 택지개발지구 마곡지구 개발완료 시기가 1년여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달 LG사이언파크 입주가 시작됐고, 내후년까지 대기업뿐만 아니라 여러 중소기업 등 100여개 기업이 입주할 예정이다. 기업체 입주가 본격화됨에 따라 예상되는 마곡지구 상주인원은 16만5000여명이지만 치솟는 집값과 주택부족으로 집구하기에 난항이 예상된다.


    22일 오전 찾은 마곡지구는 8·2부동산대책 발표 직후 찾았을 때와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대부분 공실이었던 상가와 오피스는 개성 넘치는 매장으로 채워졌고, 개업공인중개소마다 아침부터 상담전화를 받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추석 전까지만 해도 아파트는 매물이 없어서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는데 최근 물량이 풀리기 시작했다. 전세거래도 많지는 않지만 유지하고 있고, 공실 우려가 컸던 오피스텔도 속속 거래되고 있다."


    마곡지구 내 M개업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단지 별로 3~4개 정도 매매물건이 나와 있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제는 가격이다. 정부 규제로 거래는 주춤했으나 그 사이 집값은 크게 올랐다.


    마곡지구 내 아파트는 최초 분양가와 비교하면 최고 2배 이상 가격이 올라 서울 평균 아파트값인 6억원을 1~2억원 정도 웃돌고 있다.


    특히 마곡지구 대장주로 평가받는 '마곡엠밸리7단지' 전용 84㎡은 9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1년 만에 8000만원 정도 오른 것으로 2013년 분양 당시 분양가와 비교하면 4억원이 오른 셈이다.


    M개업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현재 7단지 매물로 나온 물량을 보면 희망 매매가가 10억원에서 12억원까지 형성돼있다"면서 "마곡지구 내에 신규 공급 소식이 없다는 점도 집값상승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서울주택도시공사는 마곡도시개발사업 추진 당시 15개 단지에 총 1만2015가구 공급을 계획했다. 이 중 9단지와 10-2단지를 제외한 13개 단지는 이미 입주를 마쳤고, 향후 9단지 1529가구와 10-2단지 569가구가 분양될 예정이지만 아직 공급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S개업공인중개소 관계자 역시 "마곡지구는 상업지구로 개발되기 때문에 상주기업 대비 거주용 아파트는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거래가 적지만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값이 계속 상승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 마곡지구 집값 상승은 견인하고 있는 마곡엠밸리7단지. 최근 9억원대에 거래되며 희망 매매가는 10억원을 훌쩍 넘겼다. = 이보배 기자
    ▲ 마곡지구 집값 상승은 견인하고 있는 마곡엠밸리7단지. 최근 9억원대에 거래되며 희망 매매가는 10억원을 훌쩍 넘겼다. = 이보배 기자


    이어 "입주할 기업은 아직 많은데 나올 매물은 적고, 시세가 너무 높게 형성돼 있어 진입이 어려운 만큼 소개 물건을 마곡지구에 국한하지 않고 있다"면서 "김포 쪽은 이미 오래전부터 물량 확보하고 있고, 그래도 인서울을 선호하는 분들이 있어 화곡동, 방화동 물건까지 소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개업공인중개소 관계자에 따르면 화곡동 경우 전용 84㎡ 브랜드 아파트도 4억3000만원에 매매가 가능하다. 차량으로 마곡까지 10분정도 소요되고, 마곡지구 전셋값보다 저렴한 금액으로 매매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마곡에서 시작된 집값상승은 강서구 전체로 번지고 있다. 부동산인포가 부동산114 서울 아파트 최근 3년간 가격상승률을 비교한 결과, 강남 4구를 제외하고 아파트값이 가장 크게 오른 지역은 강서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27.21% 상승률을 보인 강서구에 이어 양천구(23.13%), 성동구(22.95%)가 뒤를 이었다. 부동산 가격상승이 원주민 퇴출로 이어지는 젠트리피케이션이 우려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내후년까지 넥센·코오롱·이랜드월드·에스오일 등 100여개 기업이 입주를 앞둔 가운데 기업 임직원을 중심으로 마곡지구·강서구로의 우선 이주가 예상되고 이 과정에서 치솟은 집값에 부담을 느낀 강서구 원주민과 수요자들이 서울 밖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마곡지구의 영향으로 강서구 집값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면서 "이 지역 전세 수요자나 내 집 마련을 꿈꾸는 분들은 높아진 매매가에 김포, 부천, 행신신도시로 이주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