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차례 연기된 '주거복지 로드맵'… 집주인 '배짱'만 키웠다

거래 줄었지만 호가 상승, 실거래가 차이 억 단위 나기도
매도자 배짱 매물에 매수자 주거복지 로드맵 발표 기다려

이보배 기자 프로필보기 | 최종편집 2017.11.23 17: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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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아파트단지 전경. ⓒ뉴데일리


서울 아파트시장이 비정상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8·2부동산대책 이후 매매거래는 급감했지만 집값은 떨어지지 않고 있고, 오히려 호가를 높여 부르는 집주인도 나타나고 있다. 8·2대책의 주요 정책방향을 제시하는 '주거복지 로드맵' 발표가 잇따라 연기되자, 규제책 본격시행에 앞서 배짱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시 주택매매거래랑은 8561건으로 전년동기 2만2433건 대비 61.8% 급감했다. 전월과 비교해도 45.0% 감소했고, 이 중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3942건으로 전년동기 1만3467건보다 70.7% 줄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내년 4월부터 시행되기 때문에 아직 시간이 있는데다 서울의 경우 입주물량이 많지 않다보니 집값 하락에 대한 부담이 없다는 점도 거래절벽을 부추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9월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했던 아파트값은 오히려 10월 0.26% 상승했다. 매물 자체가 줄어들면서 실거래가와 호가 차이는 점점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 차이가 억 단위로 벌어진 단지도 여럿이다.


실제 지난달 서울 마곡지구 마곡엠밸리6단지 전용 84㎡는 8억3000만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나와있는 매물의 호가는 9억5000만원이다.


인근 S개업공인중개소 관계자는 "7단지의 경우 지난 9월 전용 84㎡가 9억2000만원에 거래됐고, 일부 집주인들은 10억원, 11억원까지 호가를 올려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서초·송파구와 함께 '강남4구'로 불리는 강동구도 호가가 크게 올랐다. 고덕동 래미안힐스테이트의 경우 이달 들어 전용 59㎡와 84㎡가 각각 7억1000만원, 8억4500만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각각 8억원, 9억5000만원에 매물이 나와있다.


서울 내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서대문구 아현역푸르지오는 지난달 전용 84㎡가 8억7000만원에 거래된 반면 현재 호가는 9억3000만원에 이르고, 서초구 방배래미안타워 전용 134㎡는 지난달 11억2000만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13억8000만원까지 호가가 올라갔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집주인은 집값 상승을 기대하고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올려 내놓아 매수자들의 의중을 떠보고 있는 반면, 매수자들은 정부의 규제에 집값 하락을 기대하며 망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은 주택보급률이 아직 낮기 때문에 매도자들은 주택 매수 수요가 꾸준히 있을 것으로 보고 호가를 올리거나 최소한 내리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이달 말 발표 예정인 '주거복지 로드맵'의 내용에 따라 매도자와 매수자 사이의 줄다리기가 느슨해 질 것으로 보고 있다. 로드맵의 방향에 따라 다주택자의 처분 매물이 쏟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 부동산시장은 현재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금리인상이 현실화되고 대출과 세금 규제가 피부에 와 닿기 시작하면 집값 하락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당초 9월 발표 예정이었던 주거복지 로드맵은 한 차례 연기된 뒤 10월에는 국정감사에 밀리고, 이달 중순으로 발표 시기를 잡았지만 포항지진으로 다시 한번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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