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증가분 중>일>한>미 순

최근 5년간 한국 상위 100대 기업 현금보유현황이 양호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6일 '한·미·일·중 100대 기업의 현금흐름 비교분석'을 통해 한국 기업의 현금증가 추이가 주요국에 비해 결코 과도하지 않다고 밝혔다.

한국 100대 기업 '영업활동현금흐름(이하 영업현금흐름)' 대비 현금증가분 비율이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낮다는 게 한경연 설명이다.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 5년간 현금증가분 평균값은 5.63%로 중국(10.34%), 일본(9.49%)보다 낮았으며, 미국(1.43%)보다는 높았다. 

영업현금흐름은 한 해 영업활동 결과로 기업에 유입된 현금을 의미하며, 현금증가분은 영업활동에 투자·재무활동까지 더해 최종적으로 손에 쥐게 된 현금을 뜻한다.

아울러 한경연은 조사대상 기업들의 재무상태표를 별도로 분석한 결과, 한국의 현금성자산 비중 역시 미국 다음으로 낮게 나왔다고 밝혔다. 한국기업 수치는 8.84%로 중국(13.88%), 일본(11.8%)보다 낮았으며, 미국(7.83%)보다는 높았다. 

뿐만 아니라 최근 5년간 한국의 현금성자산 비중은 2012년 9.75%에서 2016년 8.84%로 4개국 중 유일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의 100대 기업은 지난 5년간 4개국 중 영업활동 결과로 들어온 돈을 투자에 가장 많이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영업현금흐름 대비 유형자산 투자액'의 평균값은 한국이 59.18%로 가장 높았으며, 일본(56.16%), 중국(54.42%), 미국(39.50%)이 그 뒤를 이었다. 

다만, 지난 2015년부터는 투자 비용을 줄인 대신 부채상환 비중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불확실한 경제 상황이 지속되면서 기업들이 경영을 보수적으로 바꾼 결과로 해석된다. 

이에 한경연은 문제는 현금보유 수준이 아니라 현금사용 성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현금을 부채상환 같은 소극적 활동보다 설비투자와 같은 적극적 활동에 쓰도록 독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송원근 한경연 부원장은 "올해 들어 설비투자가 늘어나고 있으나 반도체 등 특정 산업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은 기업이 어렵게 찾은 투자기회를 법령에 가로막혀 놓치는 일이 없도록 각종 규제를 걷어내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