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가계부채 등이 인상 압박… 체감경기 부진 등은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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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30일 예정된 회의에서 6년5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할 지에 금융시장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현재 연 1.25%인 기준금리가 0.25%포인트(p) 인상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 소수의견이 등장한 후 이를 예고하는 신호가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채권시장에서는 일찌감치 금리가 뛰면서 금리 인상을 선반영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에 금리가 동결되면 오히려 인상을 예상했던 시장에 더 큰 혼란을 줄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시장은 이번 금통위 결정이 만장일치로 이뤄질 것인지를 주목하고 있다.

    7명의 금통위원 중 총재와 부총재를 포함하면 이미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절반을 넘었기 때문에 위원들이 만장일치로 인상에 합의할지, 아니면 동결 소수의견이 제기될지가 관전 포인트라는 얘기다.

    7명의 금통위원 중 이일형 위원은 이미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10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2명의 위원이 조만간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중립' 성향으로 평가받는 함준호 금통위원 역시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금리 인상 필요성을 시사했다.

    현재 통화정책 여건은 여러 요인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다음달로 예상되는 미국 금리 인상과 1400조원을 돌파한 가계부채 등은 금리 인상을 압박하는 주 요인이다.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으로 그동안의 증가세가 다소 진정될 순 있지만 여전히 위험요인인 것만은 분명하다.

    3분기 가계신용 증가 속도가 가계소득 증가 속도보다 빠른 데다 서울 지역 등 주요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여전히 불안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을 위한 여건도 조성돼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계 경제 성장세에 힘입어 올해 한국 경제는 3년 만에 3%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 확실시된다.

    한창 고조되던 북한 리스크도 10월 이후로는 진정됐다. 소비심리도 개선돼 1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2.3으로 6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코스닥지수가 10년 만에 800선 고지를 찍는 등 증시는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벌이고 있다.

    문제는 지표에 비해 체감경기가 여전히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회복세를 이어가는 수출과 달리 내수 시장에는 아직 온기가 퍼지지 못하고 있다.

    일자리 사정도 좋지 않고, 3분기 실질소득은 작년 동기 대비 0.2% 줄면서 8분기째 감소세를 나타냈다. 소비자물가는 여전히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인 2%에 미달하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아직은 금융불안보다 경기회복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경기가 과열돼 금리 인상으로 물가를 잡아야 할 상황은 아닌 데다, 내년 성장률 역시 올해보다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섣불리 금리를 올렸다가 취약차주들이 타격을 받아 경기가 꺾일 수도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의 가파른 하락도 한은을 고민스럽게 하는 점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외화유입 속도가 더 빨라져 환율이 더 떨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