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8~20일 하반기 '글로벌전략회의' 서 새해 경영전략 수립 나서정부 압박에 美 보호무역주의까지… "불확실성 극복 집중할 듯"


  • 삼성전자가 급변하는 국내외 경영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력 수립에 나선다. 한달 간 이어진 인사와 조직개편을 마무리한 만큼 공격적인 전략 모색이 기대된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주 뒤인 내달 18일부터 사흘간 경기도 수원 본사와 기흥·화성·평택사업장에서 글로벌 전략회의를 연다. 글로벌 전략회의는 6월과 12월 개최되는 정례 회의지만 이번에는 총수가 없는 상황에서 처음으로 새해를 맞는 만큼 사업 전반에 대한 논의가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총수 없는 글로벌 전략회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진행된 상반기 전략회의 역시 총수가 없는 상태로 진행한 바 있다. 다만 당시에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가전 공장 투자와 하만 인수에 따른 긍정적 효과 등을 논의하는데 집중했다.

    통상 전략회의는 지역별 전략과 사업 성과를 공유한 뒤 주요 제품과 시장별 대응전략을 수립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한다. 또 해외시장의 동향과 투자 상황을 공유하는 등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전략 논의가 주로 다뤄진다.

    회의는 부문별로 나눠 진행된다. DS·CE·IM부문장이 각각 주재하는 시스템이다. 올해는 새롭게 부문장에 오른 김기남 사장(DS부문장)·김현석 사장(CE부문장)·고동진 사장(IM부문장)이 처음으로 회의를 주재한다. 회의 결과물은 내부 전략회의인 만큼 외부에 공표되지 않는다.

    각 부문은 새해 사업전략과 함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갈 수 있는 중장기 로드맵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DS부문은 메모리 사업의 기술 경쟁력 확대와 시스템LSI 사업의 성장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토의할 것으로 예측된다. CE부문은 성장세가 잦아든 TV사업의 프리미엄 전략과 열세에 놓인 생활가전 사업의 수익성 확대를 위한 대책마련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IM부문은 스마트폰 사업의 기존 로드맵을 확인하고 이에 따른 기술 개발 과정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의 압박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단기적인 대응책 마련이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위험을 무릅쓰고 결단을 내려줄 총수가 부재한 만큼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번 전략회의에서는 국내외 정치환경에 따른 파장과 도널드 트럼트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 기조에 따른 대책마련이 집중 다뤄질 전망이다. 한국 세탁기에 대한 국제무역위원회(ITC)의 고율관세 권고안이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다른 분야로 확대될 수 있어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더욱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앞세운 새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는 만큼 국내 정치환경에 휩쓸리지 않을 경영 안정화 마련에 공을 들일 수 있다. 기존 감사 시스템을 개선해 내부 단속 및 위기 대응 개선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전략회의는 기존 사업에 대한 점검과 미래 사업 방향 및 전략을 공유하는 자리"라며 "기존 사업부장들이 부문장으로 올라선 만큼 이전과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업 안정화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전략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