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사용자-전문가, 숙의
  • 인천공항공사 전경. ⓒ뉴데일리 DB
    ▲ 인천공항공사 전경. ⓒ뉴데일리 DB


    문재인 대통령의 '비정규직 제로화' 1호 공공기관인 인천국제공항공사가 27일부터 정규직 전환을 위한 집중 논의를 시작한다. '연내 1만명 정규직화' 약속 시한까지 1개월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인 만큼 이번 집중 논의에서 어떤 형태로든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인천공항공사 정일영 사장은 지난 9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박대성 지부장과의 면담 자리에서 "이달말까지 큰 틀에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데 동의한 바 있다. 그런만큼 이번주가 '비정규직 제로화'를 위한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정영일 사장은 지난 5월12일 문 대통령의 인천공항 방문 당시 "비정규직 노동자 1만명을 연내 정규직화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지난 8월21일 정규직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노조와 사측,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노·사·전문가협의회(노사전)를 꾸렸다.

     

    이후 노사전은 현재까지 본회의 8차례, 실무회의 12차례를 가졌다. 하지만 서로 입장차만 확인했을 뿐 뾰족한 해법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비정규직 노조와 정규직 노조간 갈등만 커지는 상황이다.

     

    현재 공개채용을 통해 입사한 인천공항공사 직원 1000여명이 가입해 있는 한국노총 소속의 정규직 노조는 비정규직의 일괄 정규직 전환을 반대하며 시험을 통해 정규직으로 채용하라는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비정규직 직원 3200명이 소속된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는 경쟁채용을 반대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 23일 열린 '인천공항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방안 공청회'에서 한국능률협회컨설팅과 한국노동사회연구소(고려대노동문제연구소 공동)가 내놓은 연구용역 중간 결과까지 커다란 차이를 보이면서 노조 간 갈등은 좀처럼 봉합되지 않고 있다. '정규직-비정규직 손잡고 같이 가요, 제대로된 정규직 전환', '결과의 평등 NO! 기회의 평등 YES!', '무임승차 웬말이냐! 공정사회 공개채용!'이라는 상반된 내용의 손피켓이 등장할 정도다.

     

    이날 공청회장에서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은 정규직 전환대상 9838명 가운데 직접고용 인원으로 854명(9%)을 제시했다. 나머지 8984명(91%)은 별도의 독립법인을 통해 고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노동사회연구소는 전체 8984명 중 직접고용 인원을 5353명(60%)으로 봤다. 나머지 3631명은 독립법인으로 보안방재공사를 설립해 고용하는 안을 내놨다. 

     

    이에 따라 노사전이 이번 집중 논의에서 어떤 결론을 내놓을 지 주목된다. 노사전은 구체적 방안 마련을 위해 일주일에 1번 정도 가지던 회의를 격일제로 진행하고, 야간에도 논의를 계속할 계획이다.  

     

    또,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는 이 자리에서 "직접고용 전환 외에 조건부 별도회사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선언한다. 별도회사 논의를 위한 조건은 △별도 직군 직접고용 전환자와 별도회사 전환자간 임금·노동조건 평등 △별도회사 노동자 고용안정 방안 마련 △인천공항공사와 교섭 가능 △조직 분할 최소화 △전문·독립적 운영 보장 등이다.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인천공항공사에서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우리 사회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잘 알고 있다"며 "다음주 논의에서는 사측도 전향적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