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안은 살려만 주겠다는 뜻?"… 가맹점주 불만 ↑

[취재수첩] 한 골목에 CU·GS25·세븐일레븐이… "출점 거리 제한 서둘러야"

편의점,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가맹점주 수익 급감 예상… "근접 출점까지 이어지면 붕괴 빨라질 것"

진범용 기자 프로필보기 | 최종편집 2017.12.01 13:3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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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데일리 진범용 기자. ⓒ뉴데일리 DB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상도덕(商道德). 대한민국에선 저런 상도덕도 없는 부류의 사람들 때문에 자영업하지 마세요.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라는 플랭카드가 붙은 사진이 올라왔다.

한 CU 점주가 횡단보도 바로 앞에 GS25가 생긴 것을 비난하는 플랭카드 문구다.

부산에서는 '한 지붕 두 편의점' 논란도 일어났다. GS25가 들어선 건물 아래층에 세븐일레븐이 신규 출점하면서 GS25 점주가 플랜카드를 내걸면서 알려졌다. 논란이 일자 뒤늦게 세븐일레븐 측은 폐점을 결정했다.

근래 오프라인 유통채널 중 편의점의 성장세가 도드라지면서 출점수도 크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주요 상권은 이미 포화상태에 달하면서 근접 출점에 따른 갈등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실제로 지난 2013년 2만5000여 개였던 국내 편의점 수는 지난해 말 3만4000여 개로 급증했다. 3년여 만에 1만점이 순증한 것이다. 여기에 지난달 기준 국내 편의점 총수는 4만여개에 육박해 1300명당 하나의 편의점이 있는 셈이다. 한국보다 사업을 일찍 시작한 일본이 2200여명 당 1개꼴로 편의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국내 편의점 규모는 이미 세계 최고수준이다.

문제는 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하고 있음에도 현행법상 편의점 근접 출점을 제재할 법적인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지난 2012년 250m 거리 제한을 둔 공정위의 '모범거래기준'은 강제성이 없고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속에 2015년 폐지됐다.

현재는 같은 브랜드에서 신규 출점을 할 경우 250M 거리 제한을 자체적으로 유지하고 있지만, 타사가 오픈할 경우 막을 방법이 없다. 이 때문에 핫플레이스라 불리는 거리에는 다양한 브랜드 편의점이 연달아 들어서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경영주 수익 악화가 예견돼 출점 거리 제한이라도 강제해 최소한의 경영주 수익은 보존해 줘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풀오토 매장(24시간 운영 매장)의 평균 인건비는 월 580만원이다. 이는 최저임금 6470원을 기준으로 주휴수당 및 4대 보험비를 포함한 수치다. 점주 수익은 월 150만원 전후로 파악된다.

그러나 한 달 뒤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월 인건비가 675만원으로 증가하면서 점주 수익은 월 50만원으로 급감하게 된다. 현 상황이 이어진다면, 시급 8000원 인상이 유력한 2019년부터는 수익이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건비 상승만으로도 현재 편의점들의 생존권을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결론이다. 여기에 근접 출점까지 지금처럼 계속될 경우 가맹점주들의 붕괴 현상은 더 빠르게 다가올 가능성이 있다.

▲온라인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온 사진. ⓒ온라인커뮤니티사이트


하지만 편의점 본사 입장에서는 근접출점 규제를 만들 경우 출점 수도 함께 줄어 수익성 확대에 한계가 있는 만큼,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통상적으로 편의점은 가맹점주 7, 본사 3의 수익을 나눠 가지는 구조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누구나 유동인구가 많은 번화가에 편의점을 열고 싶죠"라며 "하지만 핫플레이스는 이미 편의점이 들어와 있고, 경쟁을 하더라도 이곳에 지점을 내어주는 것이 점주에게도 좋고 회사 인지도 향상을 위해 필요합니다. 경쟁사 매출을 우리쪽으로 돌리는 것도 전략입니다"라고 말했다.

기자의 생각은 이렇다. 기업은 봉사단체가 아니다. 기업의 본래 목적은 이윤추구이며, 사업 확장을 통해 돈을 벌어들여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가맹 사업을 통해 수수료 위주로 수익을 얻는 편의점은 '상생'이라는 기본 조건을 무시하면 안 된다. 적어도 편의점 문 앞에 바로 다른 편의점이 붙어있는 환경은 만들면 안 된다는 것이다.

최근 음료수를 구입하기 위해 서울 관악구에 한 편의점을 들어간 적이 있다. 계산한 뒤 후문으로 나오자 그 앞에는 바로 다른 브랜드 편의점이 있었다. 점주가 기자에게 되물은 질문이 잊혀지지 않는다. 

"처음에는 후문에 한 개, 그뒤에 정문 앞에 두 개가 생겼고 매출은 반 토막이 났죠. 돈을 벌려고 사업을 시작한 거지 최소 보장을 위해 시작한 것이 아닙니다. 본사에서 말하는 상생은 살려만 주겠다는 말인지 대신 물어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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