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컨슈머리포트, LG전자 '드럼세탁기 신뢰도' 가장 높아안방시장 불구 힘 못써… 전자동제품도 밀려가전업계 "월풀 ITC 청원, 신뢰도 하락 염두"


  •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청원한 월풀이 삼성전자와 LG전자보다 소비자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풀은 시장점유율에서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5일 미국 소비자 전문매체 컨슈머리포트가 발표한 '드럼 세탁기 부문 브랜드 신뢰도'에 따르면 LG전자와 삼성전자 등 국내 브랜드 제품의 신뢰도가 월풀을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에서 백분율은 고장 발생률 추정치를 나타낸다. 퍼센트가 낮을수록 브랜드 신뢰도가 높은 반면 퍼센트가 높을수록 고장율이 많다.

    조사 대상은 LG전자와 삼성전자를 비롯 월풀, GE, 일렉트로룩스 등 글로벌 브랜드의 드럼 세탁기를 5년 이상 사용한 3만3000여명으로 LG전자(14%)는 글로벌 브랜드 중 가장 높은 신뢰도를 보였다. 삼성전자가 18%로 뒤를 이었다. 

    반면 월풀은 20%로 국내 브랜드에 비해 낮은 신뢰도를 보였다. 자국 소비자들에게도 외면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드럼 세탁기 부문에서 월풀보다 낮은 신뢰도를 획득한 곳은 중저가 브랜드로 꼽히는 프리지데어(25%)가 유일했다.

    글로벌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은 프리미엄 제품들의 격전지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브랜드 신뢰도는 곧바로 평균판매단가(ASP)로 이어진다. 실제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가 판매하는 최고가(1,500~1,999.99달러) 드럼세탁기는 LG전자(4개)와 삼성전자(2개) 제품이 전부다. 

    전자동 세탁기 부문에서도 LG전자는 14%를 기록하며 가장 높은 신뢰도를 얻었다. 반면 월풀은 19%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월풀은 현지 시장점유율에서도 매년 지속적인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월풀은 지난해 미국 세탁기 시장에서 38.4%의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올해(3분기 누적 기준)는 37.7%로 하락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같은 기간 16.2%, 13.1%에서 17.1%, 13.5%를 상승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월풀의 '한국산 세탁기의 저가 공세로 미국 세탁기 시장이 침해를 당하고 있다'는 주장을 두고 근거가 빈약하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안방인 미국 시장에서조차 낮은 소비자 신뢰도를 보이고 있으며, 한국산 제품에 비해 가격대도 낮게 형성돼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ITC의 권고안에 따라 국내 제조사에 상당한 악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정작 ITC의 결정을 이끌어낸 월풀의 주장은 근거없는 내용이라는 것이 드러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