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링 복합단지 그린벨트 해제 지역 3.3㎡당 3000만원 호가남은 그린벨트 해제 가능성 주목… 인근 공인중개소 '엇갈린 반응'
  • 강동구는 상일동 일대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엔지니어링 복합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사진은 엔지니어링 복합단지 조감도. ⓒ강동구청
    ▲ 강동구는 상일동 일대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엔지니어링 복합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사진은 엔지니어링 복합단지 조감도. ⓒ강동구청


    문재인정부는 최근 발표한 '주거복지 로드맵'을 통해 무주택·서민을 위한 맞춤형 공급대책에 방점을 찍었다. 원활한 주택공급을 위해 정부가 택한 방법은 그린벨트 해제다. 정부는 40여곳의 신규 공공택지 중 9곳만 공개한 가운데 서울의 그린벨트 중 어느 곳이 해제될 지 초미의 관심사다. 그간 서초구 내곡동과 송파구 방이동은 입방아에 자주 오르내렸으나 최근 강동구 상일동이 업계 안팎에 거론돼 관심이 쏠린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서울의 그린벨트는 19개구에 걸쳐 149.62㎢ 규모로 지정돼 있다. 이와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강남4구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등 입지가 양호한 곳의 신규택지 개발을 공언한데다 강남4구에 의외로 그린벨트로 묶인 지역이 많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지역은 서초구 내곡동이다. 과거 이명박정부 당시 그린벨트를 풀어 조성한 강남 보금자리주택지구인 탓에 추가 그린벨트 해제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눈에 띈다.


    올림픽 선수촌 인근 그린벨트를 보유한 송파구 방이동도 후보 중 하나다. 2000가구 이상 조성할 수 있는 부지를 확보하고 있고 지하철 5호선 이용이 편리한 이유에서다.


    내곡·방이동에 이어 최근 서울 내 그린벨트 해제 후보지로 급부상한 지역은 강동구 상일동이다. 최근 상일동 일대에 7만8000㎡ 규모의 '엔지니어링 복합단지' 조성을 위한 그린벨트 해제가 결정되면서 인근 공공택지 조성 가능성에 기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 강동구는 지난달 30일 상일동 일대에 엔지니어링 복합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서울시내 그린벨트가 해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0년 사업이 마무리 되면 축구장 10개 크기의 해당 단지에 200여개 중소기업이 입주하고 6700여명이 종사할 예정이다.


    단지 인근으로 신규 아파트가 대거 들어설 예정이지만 대부분 분양을 마치고 입주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고, 최근 강동구 집값 상승폭이 커지고 있어 정부 차원의 저렴한 공공주택 공급이 기대된다.


    특히 주거복지 로드맵 발표 바로 다음날 경기도가 성남시 수정구 금토동에 '제3판교테크노밸리'를 개발하겠다고 밝힌 사실도 이 같은 기대감에 무게를 싣고 있다. 수정구 금토동은 정부가 개발을 약속한 9개 그린벨트 해제 지역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 정부는 최근 주거복지 로드맵을 발표하고 총 40여곳의 그린벨트 해제 신규 택지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9곳을 먼저 공개했다. 위 표는 먼저 공개된 그린벨트 해제 지역. =이보배 기자
    ▲ 정부는 최근 주거복지 로드맵을 발표하고 총 40여곳의 그린벨트 해제 신규 택지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9곳을 먼저 공개했다. 위 표는 먼저 공개된 그린벨트 해제 지역. =이보배 기자


    이와 관련 D개업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최근 그린벨트 해제된 곳 바로 인근으로 매물이 나와있다. 아직 해제된 상태는 아니지만 향후 해제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린벨트 해제 지역은 3.3㎡당 3000만원이다. 나온 매물은 600평으로 평당 1500만원에 땅을 내놨다"면서 "향후 해당 부지도 그린벨트가 해제되면 3000~4000만원까지 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K개업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상일동에 그린벨트 지역 많은데 안쪽으로는 해제 가능성이 크지 않고 엔지니어링 복합단지 인근 비닐하우스 부지는 해제를 장담할 수는 없지만 인근 부동산업계에서는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거리를 기준으로 한쪽이 해제되면 인근 코너 토지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해제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반면 L개업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상일동은 풀릴만한 곳은 거의 풀렸다고 본다"면서 "상일동에 그린벨트가 남아있는 것은 맞지만 녹지로 둘지 추가로 풀어버릴지 여부는 가늠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공개된 9개 그린벨트 해제 지역을 중심으로 땅 매입을 부추기는 중개업자가 생겨나고 다른 지역의 그린벨트 내 임야를 쪼개 파는 이른바 '기획부동산'이 활개칠 조짐을 보이면서 정부의 지체 없는 신규 택지 발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해제가 예상되는 그린벨트 지역에 투기가 몰리면 땅값이 올라 정부 예산이 늘어나 정책 자체가 위험해질 수 있다"면서 "정책을 공표한 이상 대상 지역 지정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정부의 방침처럼 전답지를 이용하거나 자연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그린벨트 해제를 진행하되, 신혼희망타운의 경우 영구임대주택 형식이 바람직하다"면서 "분양으로 진행하면 개발 기대감에 단기 수요 몰릴 수 있지만 분양권 전매 등 주택시장 교란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 강동구 상일동 엔지니어링 복합단지 위치도. ⓒ강동구청
    ▲ 강동구 상일동 엔지니어링 복합단지 위치도. ⓒ강동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