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25년 세계 1위… '1등 DNA-기술 초격차' 성과물

삼성 '반도체' 진출 43년… "하루 매출 '2천억' 성장"

인텔 24년만에 꺾고 공식 '세계 1위' 올라
'한국반도체 인수-2.8 도쿄선언' 등 과감한 결단 현재까지 이어져
"반도체사업 독주체제 당분간 유지…매출 20조, 영입익 10조 돌파 무난"

윤진우 기자 프로필보기 | 최종편집 2017.12.06 07: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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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병철 삼성 선대 회장이 1985년 방진복을 입고 기흥 반도체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삼성



삼성전자가 D램 시장에서 글로벌 1위에 올라선 건 1992년이다. 올 연말까지 1위 자리를 유지할 경우 25년 연속 1위를 달성하게 된다. 시장 점유율도 40% 중반으로 독보적이다. 낸드플래시 역시 마찬가지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낸드 시장에서 30% 후반 점유율로 2위와의 격차를 벌려가고 있다. 한국반도체 인수와 2.8 도쿄선언 등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다.

삼성전자가 7일 43주년 반도체 진출 기념일을 맞았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1974년 12월 6일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과 비서실의 반대에도 "반도체야 말로 우리가 해야할 사업"이라며 사재를 털어 한국반도체 지분 50%를 인수했다. 한국반도체가 부도 위기에 직면한 시점이다.

◆ 한국반도체 인수와 삼성전자 합병

당시 삼성전자는 TV도 제대로 만들지 못할 정도의 기술력 부족을 겪고 있었다. 경영진들이 반대한 이유도 같은 배경에서다. 누구보다 자신들의 상황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 회장은 우리나라와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하이테크' 산업에 뛰어들어야한다고 판단했다. 당장은 어렵더라도 과감한 투자와 기술 개발만이 삼성이 30년 이상 장수할 수 있는 미래라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시련은 너무도 빨리 찾아왔다. 일본의 NEC, 히타치, 도시바 등이 종주국인 미국의 인텔에 도전하면서 반도체 가격이 급락했다.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기도 전에 위기에 봉착한 셈이다. 기술 부족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됐다. 전자시계용 반도체 정도는 문제 없었지만 조금만 더 복잡해도 생산이 어려운 정도였다.

1977년 이병철 선대회장이 한국반도체의 나머지 지분을 인수하면서 한국반도체는 삼성반도체로 탈바꿈했다. 아들의 지속적인 설득이 선대회장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삼성은 원진그룹의 용인 공장과 영등포 구로 공단의 미국 페어차일드 반도체의 조립공장도 함께 인수했다. 자신감을 얻은 이 회장은 1980년 삼성반도체를 삼성전자로 합병했고, 1982년에는 한국전자통신으로 합병해 삼성반도체통신을 설립했다.  

◆ 2.8 도쿄선언과 기흥 생산라인 준공

반도체 사업의 가능성을 확인한 이병철 선대회장은 대규모 투자를 결심했다. 1983년 2월 8일, 이른바 '2.8 도쿄 선언'이 나온 것도 이같은 배경을 근거로 한다. 경영진들의 반대는 시간이 갈 수록 거세졌다. 최첨단 반도체 산업에 대한 육성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대규모 투자는 또 다른 문제였다. 

당시 반도체 사업은 최첨단 기술로 분류되면서 인구 1억 이상, GNP 1만 달러 이상, 국내 소비 50% 이상이 충족돼야 수익이 창출되는 구조였다. 이같은 잣대를 비춰볼 때 삼성이 만족시킬 수 있는 요소는 하나도 없었다. 경영진들이 '승산없는 싸움'이라 평가한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재계를 중심으로도 "3년을 넘기지 못할 것" "삼성의 가장 큰 실수"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이 선대회장의 결심은 확고했다. 결국 삼성은 기흥에 터를 닦고 반도체 공장을 세우기 시작했다. 동시에 미국 마이크론과 일본 샤프에서 기초 기술을 배워 64K D램 개발에 나섰다. 삼성은 그해 말 제품 개발에 성공했고 곧바로 제품 판매에 나섰다. 하지만 시련은 끝나지 않았다. 1986년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가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하면서 그해 영업이익의 80%를 배상금으로 물어내는 등 적자는 늘어갔다.

◆ 이건희 회장의 결단과 시장불황 해소

설상가상으로 1987년 이 선대회장이 타계하면서 반도체 사업은 위기를 맞았다. 당시 삼성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적자에도 불구하고 기흥에 3라인 준공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 선대회장의 지시에 따른 결과다. 적자는 세계적인 반도체 불황속에 시간이 갈 수록 불어났고, 자칫 그룹 전체가 위험에 빠질 수 있는 상황으로 번질 수 있었다. 이 선대회장이 타계하자 반도체를 포기해야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왔다. 더이상의 적자는 감당할 수 없다는 고언이 빗발쳤다.

이 선대회장의 뒤를 이어 이건희 회장이 삼성그룹 회장으로 취임했다. 반도체 사업을 포기해야한다는 목소리가 그룹 수뇌부에게까지 미쳤다. 그럼에도 이 회장의 생각은 확고했다. 이 회장은 반도체야말로 삼성이 나아갈 중요한 사업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었다. 

다행히 반도체 시장의 불황이 해소되기 시작했다. 다음해인 1988년도의 일이다. 반도체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품귀현상이 벌어졌다. 반도체 가격은 폭등했다. 2년새 4배 이상 비싸질 정도였다. 가동률 50%도 안되던 기흥 1,2 라인은 풀가동에 돌입했다. 그해 10월 완공된 3라인도 완공과 동시에 풀가동을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그해에만 반도체에 투자한 돈보다 많은 돈을 벌어들였다. 1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셈이다.

◆ 1등 DNA와 기술 초격차 전략 

반도체 호황이 이어지면서 삼성전자는 반도체 일류 기업으로 올라섰다. 자신감이 붙은 이 회장은 1991년 4500억원, 1992년 8000억원을 투자하는 등 기술 경쟁력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삼성전자가 D램 선두로 올라선건 1992년 64메가 D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면서부터다. 

삼성전자의 '1등 DNA'와 '초격차 전략'이 시작된 것도 이때부터다.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 지 11년만에 업계 선두로 올라선 삼성전자는 1등 DNA를 휴대폰, TV, 가전 등에 이식하는 작업을 벌였다. 삼성전자가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된 계기다. 삼성전자는 명실상부 '패스트팔로워'에서 '퍼스트무버'로 변신했다. 

반도체 사업에는 여전히 기술 초격차 전략이 두드러지고 있다. 남들보다 많은 개발비를 투자하더라도 기술격차를 더욱 벌리겠단 의지를 보이는 셈이다. 실제 삼성전자  3세대 제품 개발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당장 팔 제품과 다음에 팔 제품, 그 다음에 팔 제품을 한 번에 개발하는 전략이다.

삼성의 초격차 전략은 낸드플래시 메모리에서도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2002년 1위를 석권한 낸드플래시는 D램과 같이 15년간 단 한 차례도 선두자리를 빼앗기지 않았다. 삼성 반도체는 2003년 플래시 메모리 전체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며 반도체 명가로 거듭났다. 올 3분기에는 시스템 반도체를 포함한 글로벌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24년만에 인텔을 꺾고 공식적인 '세계 1위'로 등극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반도체 사업에서만 매출 19조9100억원, 영업이익 9조9600억원을 기록했다. 하루 매출이 2000억원이 넘는 수준이다. 4분기에는 20조 매출, 10조 영업이익 돌파가 무난할 전망이다. 삼성 반도체 사업의 독주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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