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감소에 경쟁률·프리미엄 고공행진"중소형과 가격 차 줄어 미분양도 급감"규제 반사이익에 희소가치 장기화 전망
  • 자료사진. 지난해 4월 공급된 '킨텍스 원시티' 120㎡T 거실. ⓒ포스코건설
    ▲ 자료사진. 지난해 4월 공급된 '킨텍스 원시티' 120㎡T 거실. ⓒ포스코건설


    전용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의 인기가 살아나고 있다. 과거 인기를 끌었던 중대형은 가격 부담, 가족 수 감소 등으로 그 인기가 시들해졌지만, 최근 주택시장이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공급이 줄어 희소성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6일 금융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17년까지 전용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는 모두 217만3612가구가 공급된 반면, 중대형은 전체 물량의 19.3%에 불과한 52만2092가구가 분양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중소형의 경우 2010년부터 매년 10만가구 이상씩 공급되면서 2015년에는 역대 최대치인 39만6031가구를 분양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중대형은 2007년 역대 최대인 7만1354가구를 공급한 이후 최근에는 연간 2만~3만가구 수준으로 공급량이 뚝 떨어졌다.

    물량이 줄어들면서 희소성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청약시장에서 중대형의 경쟁률이 더 치열했던 것.

    리얼투데이 분석 결과 지난 5년간(2012년 1월~2017년 11월) 전국 중대형 아파트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9.98대 1(15만8271가구 공급에 157만9191명 청약)로, 중소형 청약경쟁률 9.44대 1(120만9693가구/1142만3311명)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스럽게 분양권에도 프리미엄이 붙고 있다. 지난해 7월 전남 여수시에서 중대형 평형 위주로 분양해 평균 30.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여수웅천 꿈에그린 1단지'의 경우 분양 당시 전용 100㎡가 3억1900만~3억2600만원 선에 공급됐으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보면 이달 분양권이 3억5480만원에 거래돼 3000만원 이상의 프리이엄이 형성된 것으로 조사됐다.

    입주 단지도 가격 상승세를 보였다. KB부동산시세에 따르면 울산 남구 신정동에 위치한 '문수로 아이파크 2차 1단지' 전용 101㎡는 입주 1년차인 2014년 12월 평균 매매가가 5억원이었으나, 올해 10월 6억3000만원까지 뛰면서 3년새 1억원 이상 시세가 상승했다.

    권강수 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중대형은 경기 침체, 핵가족화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해 인기가 떨어지면서 청약시장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했던 시기가 있었다"며 "하지만 최근 공급물량 부족으로 그 희소성이 부각되면서 다시 인기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 자료사진. 지난해 12월 선보인 '연희 파크 푸르지오' 전용 112㎡ 거실. ⓒ대우건설
    ▲ 자료사진. 지난해 12월 선보인 '연희 파크 푸르지오' 전용 112㎡ 거실. ⓒ대우건설


    중소형과 중대형의 가격차가 줄어든 것도 중대형의 인기를 부추기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현재 서울 지역 중소형과 중대형 매매가 차이는 3억5090만원이다. 2007년에는 차이가 5억3958만원이었는데, 10년새 1억8000만원가량 줄어든 셈이다.

    실제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아파트의 경우 지난 10월 전용 84㎡ 매매가가 상위 평균 7억원이었던 반면 같은 달 전용 134㎡는 7억7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중소형 평형과 가격차가 크지 않다보니 50~60평형대 중대형 매물에 관심을 갖는 수요자가 많아졌다는 것이 인근 중개업소 전언이다.

    중대형 미분양 아파트도 빠르게 줄고 있다. 2008년 말 서울 중대형 미분양 물량은 1762가구에 달했지만, 올해 3분기 기준 35가구에 불과하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중소형 아파트 값이 급등하고, 중대형은 낮은 가격으로 공급하면서 그 격차가 줄었고, 중대형 공급도 크게 줄면서 기준 미분양 물량이 해소되고 있는 것"이라며 "기존에 존대하던 대기수요를 비롯해 중대형 공급 부족으로 앞으로도 품귀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돼 추가 상승 여력을 기대해볼만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밖에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중대형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8·2대책으로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전용 85㎡ 이하 민영주택 청약에 100% 청약가점제가 적용된다. 이에 가점이 부족한 수요자들은 가점제 적용 비율이 30~50% 수준인 중대형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