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투표 실시, 류제강 후보 득표율 56.02%로 우리사주조합장 당선KB노조-우리사주조합, 내년 3월 주총서 사외이사 선임 주주제안 예고
  • 류제강(오른쪽) 국민은행 노조 수석부위원장이 우리사주조합장으로 당선된 뒤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국민은행지부
    ▲ 류제강(오른쪽) 국민은행 노조 수석부위원장이 우리사주조합장으로 당선된 뒤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국민은행지부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장에 류제강 현 국민은행지부 수석부위원장이 당선됐다.

노조 수석부위원장이 우리사주조합장을 다시 한 번 거머쥐면서 노조의 경영참여 활동은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KB금융 우리사주조합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1일 진행된 선거에서 류제강 현 국민은행 노조 수석부위원장이 득표율 56.02%를 확보하며 우리사주조합장으로 당선됐다고 밝혔다. 

이날 투표에 참여한 총 투표 조합원은 1만4630명이며 투표율 70%를 기록했다.

이번 당선으로 류제강 당선자는 향후 3년간 직선 2기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장으로 활동하게 된다. 

비상임이사직은 함께 출마한 조명수 국민카드 노사 TFT 담당자와 권순욱 KB손해보험 노조 사무처장이 각각 당선됐다. 

현재 KB금융 우리사주조합 지분율은 0.47%를 기록하고 있다. 

과거 0.75%에 달하는 높은 지분율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최근 KB금융 주가 상승으로 인출이 계속돼 지분율이 소폭 줄어들고 있다.

이에 우리사주조합은 앞으로 직원들에게 소득공제 효과 등 우리사주 취득 이점을 적극 홍보해 지분율을 더욱 높여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노조 출신이 우리사주 조합장에 다시 한 번 당선됨으로써 향후 KB금융 노조의 행보에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앞서 KB노조는 지난 11월 열린 KB금융지주 임시주주총회에서 우리사주를 위임받아 과거 현대증권 사외이사를 역임했던 하승수 변호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주주제안 하는 등 경영 참여에 나선 바 있다.

KB금융 노조가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노동자 추천 사외이사제 관련 안건 재상정을 계획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사주 조합과 다시 한 번 힘을 합쳐 경영권 견제를 위한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분석된다. 

류제강 우리사주조합장 당선자 역시 "내년 3월 예정된 정기주총에서 임직원들의 우리사주를 통한 사외이사 선임 주주제안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며 "기업 경영을 투명화하는 합리적인 이해관계자 경영 참여의 선례를 만들어가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한편, 업계에서는 KB금융 노조의 이같은 경영권 견제 움직임이 다른 은행 노조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우리사주조합이 5.35%, 신한금융 4.73%, 하나금융 0.89%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주주제안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융지주 회장들이 잇따른 연임 사례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경영권 견제를 주장하는 노조 움직임에도 조금씩 힘이 실리는 분위기"라며 "경영진을 향해 무조건 반대를 외치기보다 노사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