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월 3000억에서 11월 56조2900억원으로 182배 폭증"코스닥 월별 거래대금 80% 수준…개인투자자 위주 성장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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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사진. ⓒ연합뉴스


    가상화폐 시장이 국내 증시자금을 잠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단타 투자로 수익을 내려는 개미 투자자들이 가상화폐 쪽으로 눈을 돌리면서 코스닥 등 주식시장에서 돌아야 할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올해 1월 3천억원 수준이던 월별 가상화폐 거래금액이 11월에는 그 182배가 넘는 56조2944억원으로 불어났다. 올해 코스닥시장 평균 월별 거래대금 68조7096억원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규모다.

    빗썸의 월별 거래금액이 특히 큰 폭으로 늘어난 시기는 올해 5월과 8월이었다. 4월 6434억원에서 5월 5조2679억원, 7월 11조9229억원에서 8월 24조9999억원으로 크게 뛰었다. 

    같은 시기 코스닥시장의 월별 거래대금은 4월 69조3674억원에서 5월 55조2119억원으로, 7월 61조5834억원에서 8월 59조1404억원으로 각각 줄었다. 

    증시에서 가상화폐 시장으로 옮겨가거나 이동 가능성이 있는 자금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가상화폐와 코스닥시장 거래규모를 보면 증감 추세의 방향이 미묘하게 엇갈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코스닥지수가 조정을 받던 지난 8월에는 빗썸의 19일 하루 거래대금이 2조618억원으로 같은 날 코스닥시장 거래액 2조4357억원을 웃돌기도 했다.

    증시 전문가들도 증시자금이 가상화폐 시장으로 빠져나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더욱이 이런 흐름이 계속될지는 결국 정부 정책에 달렸다고 지적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열풍이 코스닥 조정의 한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며 "가상화폐 시장은 진입장벽이 거의 없다시피 하고 주식처럼 개별 종목을 분석할 필요도 없다 보니 코스닥시장보다 더 개인투자자 위주로 돌아갈 수 있다. 코스닥 대비 변동성이 크다는 점도 개미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이라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가상화폐 인기가 전 세계적인 현상이고 전면 규제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현재의 열기가 쉽게 식지는 않을 듯하다"면서도 "정부가 가상화폐 규제를 강화하고 중소·벤처기업과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을 보다 구체적으로 내놓는다면 일정 부분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