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조직위, 'SKT 응원캠페인 '방영중단' 요청'… "올림픽 마케팅 발목"
  • ▲ ⓒ윤성빈 스켈레톤 국가대표가 출연한 평창 응원 캠페인 영상 캡처
    ▲ ⓒ윤성빈 스켈레톤 국가대표가 출연한 평창 응원 캠페인 영상 캡처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몇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올림픽 '앰부시 마케팅(간접 마케팅)'을 놓고 고심에 빠진 모습이다.

    올림픽과 같은 글로벌 행사에 자사 ICT 기술력을 뽐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에도, KT가 올림픽 공식 후원 업체로 선정돼 간접 마케팅 수위를 놓고 애매한 상황에 빠졌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지상파 방송사 두 곳과 선보인 SK텔레콤의 평창 응원 캠페인 영상이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로부터 방영 중단 공문을 받아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앰부시(ambush·매복) 마케팅은 공식 후원사가 아닌 업체들이 간접적으로 자사 광고 및 판촉 활동을 하는 걸 말한다. 공식 후원사만 사용할 수 있는 대회 관련 명칭이나 로고 대신 '도전', '승리' 등 일반 명사를 활용한 응원 마케팅이 대표적이다.

    공식 후원 업체가 되기 위해선 엄청난 비용을 들여 후원사 자리를 따내야 하는 만큼, 예산을 절감하면서 마케팅 활동을 하기 위한 전략으로 꼽힌다.

    우리나라에선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월드컵 공식 통신 스폰서로 KT가 선정됐지만 SK텔레콤이 붉은악마를 통해 자사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를 후원, '짝짝 짝짝짝 대~한민국'이라는 구호와 함께 큰 앰부시 마케팅 효과를 누린 바 있다.

    평창올림픽 역시 공식 후원업체는 KT이지만,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역시 앰부시 마케팅에 시동을 걸고 있다.

    전세계인들에게 자사 브랜드 및 ICT 기술력을 선보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만큼, KT가 공식 후원 업체로 선정됐다고 해서 관련 마케팅에 손을 놓고 있을 순 없기 때문이다.

    실제 SK텔레콤은 이달 초 SBS와 함께 평창올림픽 홍보대사 김연아를 내세운 응원 캠페인 영상 두 편을 선보인데 이어, KBS와는 평창올림픽 스켈레톤 국가대표 윤성빈을 주인공으로한 응원 영상을 공개했다.

    그런데 잡음은 평창조직위가 최근 영상 3편이 공식 후원사의 권리를 침해하고, 저작권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방영중단 및 재발방지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이 발송된지 일주일이 지난 현재 아직까지 관련 영상은 방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SK텔레콤은 "방송사의 응원 캠페인에 협찬사로 참여했을 뿐, 방영 결정도 광고 주체인 방송사에 달렸다"는 입장이다.

    상황이 이렇게 흐르자 SK텔레콤은 향후 추가적인 올림픽 마케팅을 놓고 선뜻 나서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조직위에 제재를 받은 만큼 해당 마케팅 전략을 내놓는 것이 쉽지 않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LG유플러스 역시 아직까지 올림픽 관련 마케팅 진행 여부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이번 조직위의 제재 움직임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림픽은 전 세계인들이 시청하는 국제적 행사인 만큼, 이를 통해 다양한 기업들이 마케팅 효과를 기대하고 있으며, 방송사들 역시 다양한 기업들과 응원 캠페인 영상을 제작해 내보내고 있는 상황"이라며 "조직위가 글로벌 행사에 걸맞는 간접 마케팅 기준을 명확히 제시해 앰부시 마케팅을 진행하는 기업들간 형평성 논란이 일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