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곧신도시 주택사업 매출 반영으로 영업성적 고공행진'닻 올린' 시흥캠퍼스에 신용등급 전망도 상향 조정줄어든 수주잔고·부족한 재무안정성… 발목 잡힐 수도
  • ▲ '시흥배곧 한라비발디 캠퍼스 1차' 전경(170831). ⓒ한라
    ▲ '시흥배곧 한라비발디 캠퍼스 1차' 전경(170831). ⓒ한라


    경기 시흥시 배곧신도시 주택사업에서의 매출 본격화로 한라가 승승장구하고 있다. 신도시 개발사업이 마무리되는 내년까지 이익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에 신용등급 전망도 상향 조정됐다. 다만 줄어드는 일감과 아직은 부족한 재무구조가 언제든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상황인 만큼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4일 전자공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별도 기준 3분기 한라는 매출 3676억원, 영업이익 260억원의 영업성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3분기에 비해 매출은 15.9%, 영업이익은 40.2% 각각 증가했다. 매출의 경우 시공능력평가 상위 주요 16개 건설사 가운데 △대림산업(건설부문) 28.2% △계룡건설산업(건설부문) 25.3% △현대산업개발(건설부문) 20.7% △한신공영(별도) 18.2%에 이어 다섯 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 역시 △한신공영 137.3% △대림산업 109.8% △계룡건설산업 77.5% △롯데건설(별도) 45.9%에 이어 다섯 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지난해 3분기에 비해 1.22%p 증가한 영업이익률(7.08%)도 현대산업개발(13.1%), 현대엔지니어링(별도, 9.33%), 롯데건설(8.65%), 한신공영(8.47%)에 이어 다섯 번째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원가율을 낮춘 덕분에 수익성 개선이 두드러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라의 3분기 원가율은 88.6%로, 영업이익률과 마찬가지로 다섯 번째로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3분기 16개사의 평균 원가율은 91.4%다.

    이 같은 성장의 배경에는 높아진 주택사업 이익기여도가 있다. 누적 연결 기준 주택사업 매출은 지난해 3분기보다 43% 증가한 5741억원을 기록했다. 건축사업 매출도 16.5% 증가한 1891억원을 기록하면서 힘을 더했다.

    무엇보다 6700여가구 규모의 배곧신도시 개발사업이 주택사업을 견인했다.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본격적으로 매출액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

    2014년 말 1차 분양을 시작으로 2015년과 2016년 잇달아 공급을 완료했다. 배곧신도시에서 한라가 거둬들인 매출액 규모는 2014년 86억원에서 2015년 2433억원, 2016년 4435억원 등으로 증가했다. 올 연말에는 4800억원의 매출이 인식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서울대 시흥 스마트캠퍼스'가 8년 만에 첫 삽을 뜨는 등 난항을 겪던 서울대 캠퍼스사업이 본격화되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배곧신도시 H공인 대표는 "착공에 들어간다는 소식이 들릴 무렵부터 전용 84㎡ 중간층 기준으로 많게는 5000만원까지 프리미엄이 붙었다"며 "지역에서는 앞으로 캠퍼스 착공 진행 상황에 따라 단지 가치가 점점 더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 지난 7일 열린 '서울대 시흥 스마트캠퍼스 선포식'에서 서울대, 시흥시, 한라 등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라
    ▲ 지난 7일 열린 '서울대 시흥 스마트캠퍼스 선포식'에서 서울대, 시흥시, 한라 등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라


    앞서 한라는 2013년 배곧신도시 지역특성화사업의 민간사업자로 선정된 이후 배곧신도시 특별계획구역 내 6700여가구의 아파트 조성과 서울대 시흥 스마트캠퍼스 조성 공사를 맡아 진행해 오고 있다. 현재 시흥 스마트캠퍼스 내 대우조선해양 시험수조센터 공사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한라 관계자는 "최초의 민·관·학 합동사업의 성공적인 모범사례가 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다하고 있다"며 "배곧신도시가 교육특화도시이자,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가는 첨단 스마트시티로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라가 이 같은 추세를 이어간다면 올해 매출 2조원 회복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라는 2013년 매출 2조27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기록한 이후 국내외 수주 부진으로 외형이 축소됐다. 2014년 1조9032억원, 2015년 1조8552억원, 지난해 1조8318억원으로 해가 갈수록 매출액이 감소했다.

    하지만 올 3분기 누계 기준 이미 영업이익 1000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2011년 도입된 K-IFRS 회계기준 적용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점을 회계기준 적용 이전까지 확대하더라도 이 정도 규모의 실적을 낸 적이 없다는 것이 한라 측 전언이다.

    실제로 최근 한국기업평가는 한라의 신용등급 전망을 'BBB(안정적)'에서 'BBB(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최한승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주택사업 호조로 수익창출력이 제고되고, 영업현금흐름 증가 및 자산매각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있으며 양호한 수익창출력 및 재무안정성 개선 추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연간 수주목표 1조4000억원에 비해 달성률이 46.8%에 불과해 수주잔고가 감소하고 있는 점은 아쉽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분기 신규수주가 매출액에 미치지 못하면서 3분기 연속 수주잔고가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배곧신도시 등 주택사업 호조로 실적이 개선되고 있지만, 신규수주가 부진한 것은 옥에 티"라고 진단했다.

    한라의 수주잔액은 지난해 3분기 3조4569억원에서 2조7886억원으로 1년새 19.3% 줄어들었다. 이는 16개사 중 최대 하락폭으로, 이 기간 16개사는 평균 1.01% 하락했다. 때문에 배곧신도시 개발사업이 종료되는 2018년 이후 일감 기근에 시달릴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실제로 2014년 이후 1000억원 초과 사업은 △2015년 4월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발주한 서해선 3공구·10공구 사업 △2017년 9월 김해 삼계두곡 주택조합아파트 △2017년 9월 송도 레지던스 신축공사 등 3건에 불과하다.

    이 관계자는 "양보다 질에 중점을 둔 수주정책을 추진하면서 일감이 다소 줄었다"며 "향후 수주잔고는 정상궤도를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개선 중인 재무구조도 아직은 미진한 수준으로 보인다.

    1년 전에 비해 42.7%p를 줄인 차입금의존도(66.3%)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16개사 중 높은 의존도를 기록한 곳은 계룡건설산업(129%), 삼성엔지니어링(별도, 97.7%), 한신공영(73.8%) 등 3개사에 불과하다. 3분기 기준 16개사의 평균 차입금의존도는 29.5%다.

    특히 지난해 3분기 59.6%에서 55.7%로 악화된 유동비율이 문제다. 16개사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기준 16개사의 평균 유동비율은 121%로, 한라는 16개사 평균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부채비율(210%)도 1년 전에 비해 60.8%p 개선됐지만, 16개사의 부채비율은 134%로, 경쟁사들에 비해 여전히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잠재리스크인 매출채권과 미청구공사액 증가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매출채권은 588억원에서 697억원으로 18.4% 증가했고, 미청구공사는 904억원에서 998억원으로 10.4% 늘어났다. 같은 기간 16개사 매출채권은 14.1%, 미청구공사액은 3.33% 각각 감소했다.

    최한승 수석연구원은 "양질의 공사물량 확보 및 사업관리 능력 제고를 통한 안정된 영업수익성 확보 여부가 중요하다"며 "주택사업 관련 운전자본 부담 통제와 추가적인 자산매각 계획 이행을 통한 재무완충력 확보가 주요 모니터링 요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