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상대로 '종근당글리아티린' 대조약 선정 취소 청구"다국적 제약사가 대조약 선정 좌지우지" 주장… 고시개정 이후 시점이 변수
  • ▲ 대웅제약 본사. ⓒ대웅제약
    ▲ 대웅제약 본사. ⓒ대웅제약


    대웅제약이 뇌기능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 대조약 관련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상대로 다시 행정심판을 제기하며 끝까지 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사인 대웅바이오는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콜린알포세레이트 대조약 선정 공고 취소 및 글리아타민 대조약 지정'을 청구하는 행정심판을 제기했다. 식약처가 대조약으로 종근당의 '종근당글리아티린'을 선정한데 반발한 것이다.

    대조약은 제네릭이 시판승인을 받기 위한 생물학적동등성시험에 사용된다. 따라서 원개발사 품목이 선정기준 1순위이며, 후순위는 제네릭이 지정된다.

    그간 대웅제약은 대웅바이오의 '글리아타민'이 대조약으로 지정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면서 종근당 글리아티린이 '원개발사 품목'이 아닌 '제네릭'이라며 식약처의 대조약 선정에 이의를 제기해 왔다.

    이번 행정심판에서도 대웅제약은 원개발사 품목의 기준에 대해 반박할 것으로 보인다.

    원개발사 품목은 그 개념이 국제법적으로는 물론 국내 약사법에서 조차 존재하지 않는 불명확한 기준이기 때문에 무효라는 주장이다.

    대웅바이오 관계자는 "개념조차 불분명한 소위 '원개발사 품목'에 대조약 지위를 부여함으로써, 해외 특허 보유 다국적 제약사가 특허기간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제약사들과 계약을 바꿔가면서 국내 대조약 지정을 좌지우지하는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국적 제약사가 국내 제약사와의 계약 또는 재계약시 자신들에게 유리한 조건이 관철되지 않는 한 계약당사자를 바꿔 이익을 챙기면서, 동시에 국내 대조약 선정까지 실질적으로 결정함으로써 추가적인 이익을 얻는 구조를 식약처가 만들어 놨다는 것.

    이탈리아 다국적 제약사인 이탈파마코는 기존에 대웅제약과 맺었던 글리아티린의 판권 계약을 해지하고 종근당과 계약을 체결하면서 대조약 지위도 종근당이 가져가게 됐다.

    판권이동 후 종근당은 이탈파마코로부터 글리아티린의 원료를 공급받아 종근당글리아티린을, 대웅제약은 관계사 대웅바이오를 통해 제네릭인 글리아타민을 판매해왔다.

    그러면서 대웅제약은 대조약 선정을 좌지우지 하는 다국적 제약사에 국민의 안전을 맡기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주장이다.

    또 대웅제약은 판권이동 과정에서 제네릭이 원개발사 품목으로 둔갑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종근당글리아티린은 종근당이 기존에 대웅제약 글리아타린을 대조약으로 개발해 시판 중이던 제네릭인 '알포코'와 비교용출시험을 거쳐 변경허가된 제품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종근당은 "종근당글리아티린은 이탈파마코로부터 오리지널 원료와 기술이전을 받아 생산하고 있는 제품이기 때문에 원개발사 품목"이라며 대웅제약의 주장에 선을 긋고 있다.

    이미 대웅제약은 식약처를 상대로 지난해 12월 13일 행정심판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지난 4월 '의약품동등성시험기준' 관련 고시 개정을 통해 '원개발사 품목' 조항을 '원개발사의 품목 중 허가일자가 빠른 것'으로 변경했다.

    업계 관계자는 "식약처가 대조약 선정 관련 논란의 여지를 잠재우기 위해 고시개정까지 마친 상황이기 때문에 대웅제약이 행정심판을 통해 종근당글리아티린의 대조약 지위를 변경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