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임원인사 규모는 소폭으로 예상황각규 대표 등 부회장 승진 가능성 높아
  •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22일 오후 서울중앙지밥법원에 열린 경영비리 혐의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22일 오후 서울중앙지밥법원에 열린 경영비리 혐의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롯데그룹이 지향하는 '뉴롯데'의 청사진이 내년 초 본격 시행된다. 신동빈 회장이 경영비리 혐의 관련해서 실형 위기를 면하면서 다음 달 임원인사를 시작으로 지배 구조 개선 작업도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당초 올해 말로 예정됐던 롯데그룹의 정기 임원인사가 내년 초에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동빈 회장의 1심 선고공판과 시점이 겹치면서 인사 시기를 놓친 점도 있지만, 재판 직후 분위기 쇄신을 위해 잠시 숨고르기를 하는 차원도 있다.

실제로 롯데 내부 분위기는 차분한 편이다. 재판부의 집행유예 선고에 한숨은 돌렸지만, 결과에 연연하기보다는 "한 고비를 넘겼다"며 오히려 내부 결속에 힘쓰는 모양새다. 아직 국정농단 관련 뇌물공여 혐의 재판이 남아 있는 것도 롯데가 마냥 낙관할 수 없는 이유다. 

롯데는 보통 연말에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지만 지난해부터 검찰 수사 등으로 인해 차질이 빚어졌다. 지난해 예정됐던 정기인사는 다음 해 2월 실시됐고, 올해도 재판 일정 등으로 내년 1월로 연기됐다. 

신 회장이 1심 선고공판 직후 곧바로 일본으로 향한 것도 이번 인사 일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선고공판 하루 전날인 지난 21일 신 회장의 장인 오고 요시마사 전 다이세이 건설 회장이 도쿄에서 93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이에 신 회장은 장례식 참석차 일본으로 출국했다. 이후 연말을 가족들과 함께 일본에서 보낸 뒤 내년 초 귀국할 예정이다. 

신 회장의 귀국과 함께 실시될 이번 인사 규모는 예년에 비해 소폭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초 신설된 4개 사업부문(BU) 체제가 안정기에 접어들었고, 지난 인사에서 100명 이상이 임원으로 승진하는 등 큰 폭의 인사기 이미 단행됐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신 회장 측근들의 승진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황각규 롯데지주 공동대표와 소진세 사회공헌위원장, 허수영 화학 사업부문(BU) 사장이 '경영비리' 재판에서 관련 혐의를 벗은 만큼 승진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지난 번에 비해 소폭일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번 재판에서 현직에 있는 사장급 전문경영인들이 모두 무죄를 선고받아 승진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지만, 이번 인사와 관련해 알려진 바는 없다"고 말했다. 

내년 초에는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작업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롯데그룹은 지난 10월 유통과 식품부문 42개 계열사를 아우르는 '롯데지주'를 출범시켰다. 이 과정에서 기존에 있던 50개의 순환출자 고리가 해소되는 한편, 롯데지주를 중심으로 하는 13개의 순환·상호출자고리가 새로 생겨났다. 롯데는 현재 롯데지주 지분을 매각하면서 상호출자고리를 11개까지 축소했지만, 공정거래법에 따라 내년 4월 12일까지 남은 고리 모두를 해소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주사 전환 작업의 마지막 퍼즐인 호텔롯데 상장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는 지주사 외적으로 존재하는 관광·화학 계열사를 분할·합병하고, 이를 계열사의 중간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를 상장시켜야 한다. 

다만, 롯데 측에서는 호텔롯데 상장 시기는 장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한 후유증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탓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1심 선고로 '오너 리스크'에 대한 위험 요소은 어느정도 해소됐지만 실적 악화를 회복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호텔롯데가 상장되기 위해서는 실적이 나아져야 하는데 사드 사태로 인해 면세점이나 호텔 실적이 좋지 않다"며 "투자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호텔롯데 상장 시기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