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 회장, 살얼음판 걷는 해법인세·최저임금 인상 시행, 근로시간 단축·정규직 전환 압박도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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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빈 롯데 회장이 지난 22일 경영비리 혐의로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뉴데일리
    ▲ 신동빈 롯데 회장이 지난 22일 경영비리 혐의로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뉴데일리


    새해 2018년을 며칠 앞두고 재계는 벌써부터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내년에도 재벌 총수들의 잔혹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각종 비리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 총수들은 기업경영과 재판이라는 두 가지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


    경영환경 역시 내년은 올해보다 최악이 될 것으로 전망돼 암울함을 더하고 있다. 법인세와 최저임금 인상이 내년부터 시행되고, 근로시간 단축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압박이 더욱 가해져 기업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의 무역규제와 중국과의 관계 개선 속도에 따라서도 글로벌 수출이 좌지우지 될 수 있어 긴장을 늦출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고환율과 고금리, 고유가까지 우려되고 있어 국내 기업들은 그 어느때보다 힘든 한 해를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뉴데일리경제가 2018년 재계 주요 뉴스를 전망해봤다.


    2018년은 재벌 총수들을 법정에서 자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현장을 둘러보며 신사업을 발굴하고 새로운 투자를 모색해야 할 바쁜 사람들이 재판에 얽매여 많은 시간을 할애야 한다는 역설의 표현이다. 


    우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표적이다. 뇌물공여 혐의로 올해 2월 구속된 이후 1심에서 징역 5년형을 선고 받았다. 오늘 2심에 대한 결심공판이 진행되는데, 검찰의 구형이 달라질지도 관심사다. 문제는 2심 선고가 내년 1월 중하순으로 예정돼 있어 삼성의 분위기는 극도로 예민하다. 총수 공백의 장기화로 내년도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민첩하고 결단력 있게 대응할 수 없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신동빈 롯데 회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신 회장은 지난 22일 경영비리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으면서 실형은 면했다. 하지만 검찰이 항소를 적극 검토하고 있어 2심을 대비해야 한다. 이와 별도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해서 면세점 청탁 혐의로 내년 1월 26일 1심 선고가 예정돼 있다. 검찰에서 4년형을 구형받은 터라 이 역시 방심할 수 없는 중요 재판 중 하나다. 올해와 마찬가지로 신 회장은 내년에도 일주일에 2~3회 이상 출석하면서 재판에 임해야 하는 부담을 갖고 있다. 뉴 롯데를 선언하면서 지주사 전환과 호텔롯데 상장 등 현안이 산적하지만 이를 병행해야 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자택공사 비리 혐의를, 김준기 전 DB(옛 동부)그룹 회장은 여비서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다. 조석래 효성그룹 老회장도 조세포탈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재계의 어려움은 재벌 총수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내년에는 법인세 인상과 최저임금 인상이 시행된다. 법인세의 경우 최고세율이 종전 22%에서 25%로 3%포인트 인상됐으며, 과세표준 구간도 3000억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됐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 현대차 등 77개 기업의 세금 부담이 가중됐다. 내년 최저임금도 16.4% 오른 7530원이 됐다. 세금과 인건비가 늘어나면서 이익 감소가 우려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내년에는 근로시간 단축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돼 벌써부터 재계의 고심은 커져가고 있다. 실제로 인천공항공사가 내년에 비정규직 약 1만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이 가운데 3000명을 직접 고용키로 했다. 공기업에서부터 시작된 정규직 전환 이슈가 적잖은 파장과 부담을 안겨줄 것으로 전망된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재벌개혁에 나설 것이란 점도 큰 걱정거리다. 재벌개혁의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이미 대기업 압박에 나섰던터라 내년에는 유예시간 없이 재벌개혁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통상임금 이슈도 자동차업계를 비롯한 전체 산업계에 큰 후폭풍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차에서 본격화된 통상임금 폭탄이 내년에 어떤식으로 확대될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내년에는 미국의 통상 압박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막무가내식 밀어붙이기가 국내 기업들을 떨게 하고 있다. 무역확장법 232조의 결과 발표가 임박하면서 철강업계는 직격탄을 받지 않을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산업부는 이제와 대미 수출을 줄이라는 터무니없는 대안을 업계에 강요하고 있어 공분을 사고 있다. 


    중국과의 관계 개선 속도도 관건이다. 한중 정상회담 이후 관계 개선을 기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피부로 체감되지 않고 있다. 항공업계, 여행업계, 면세업계는 물론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부진이 언제쯤 회복될지가 여기에 달려 있다.


    아울러 미국발 금리인상이 내년에 최소 3회 이상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 있어 이로 인한 국내 금융시장도 큰 충격이 예상된다. 자본 이탈이 우려되면서 이를 대비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한 상황이다. 원화강세와 고유가 역시 기업에 부담인 동시에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